글로벌 머니, 중국 금융시장 엑소더스 본격화?…1분기 사상 최대 자금 유출

입력 2022-04-03 14:26 수정 2022-04-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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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시장서 7조3500억원 자금 유출
“신흥국 중 중국서만 유출 발생한 전례 없는 상황”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강압적 중국 스타일에 경계심 커져

▲중국 상하이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1일 주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1일 주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해외 투자자들이 이례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주식·채권시장에서 순유출된 자금 규모가 384억 위안(약 7조35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국제금융협회(IIF)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IIF는 “러시아의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에서 대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다른 신흥국에서는 유출이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지극히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국인 투자자인 강압적인 정치·외교 스타일을 지닌 중국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투자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상하이나 선전에 상장된 기업 주식을 매각하는 상황은 후강(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과 선강퉁 동향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유입 기조가 멈추고 반대로 외국인들이 415억 위안어치를 순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중국 채권도 매각하고 있어서 해외 투자자들의 현지 채권 보유액은 2월 말에 전월 대비 803억 위안 감소했다. 감소폭은 집계가 시작된 2015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주식과 채권을 합산하면 1~3월(채권은 2월까지) 순매도액은 위안화 가치 하락에 주가가 폭락했던 2015년의 차이나 쇼크나 2020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충격 국면을 웃돌았다.

최근 몇 년간 시장 개방과 본토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 등을 배경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왔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EE)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보다 32% 증가한 3340억 달러(약 406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투자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닛케이는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경시했던 정치 체제나 가치관의 차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런 새로운 경향이 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일본 주요 연기금 관계자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이에 중국 투자를 계속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달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의 심각한 인권 침해에 관여한 혐의를 이유로 중국 스포츠웨어 대기업 리닝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닛케이는 주요 신흥시장펀드에서 중국·홍콩 주식 비중이 2008년의 10%대에서 이후 40% 가깝게 확대됐지만, 최근에는 다시 29%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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