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분기 사상 최대 31만대 차량 인도…인플레·상하이 봉쇄에 성장 전망 불투명

입력 2022-04-03 15:19 수정 2022-04-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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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68% 급증·생산도 69% 늘어
중국시장, 성장 견인했지만 상하이 공장 생산 중단
원자재 가격 상승에 전기차 보급 확대 전략 차질 직면
모델3 가격 1년 새 1만 달러 올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쇼핑몰에 테슬라의 회사 로고가 보인다. 덴버/AP뉴시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쇼핑몰에 테슬라의 회사 로고가 보인다. 덴버/AP뉴시스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올해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반도체 품귀 현상 등 온갖 역경 속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치솟는 물가와 함께 핵심 생산 거점인 중국 상하이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향후 성장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올해 1~3월 전 세계적으로 31만48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수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1만7000대를 소폭 밑도는 것이긴 하나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성장세 유지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기간 생산은 전년보다 69% 늘어난 30만5407대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31만5000대)를 다소 밑돌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보급형 전기 세단인 ‘모델3’와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가 29만5324대로 1분기 차량 인도의 95%를 차지했다. 고급 세단 ‘모델S’와 고급 SUV인 ‘모델X’는 총 1만4724대로 비중은 작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7.3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전반적인 성장을 견인한 것은 중국 시장이다. 시장 조사 기관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은 테슬라 전체 판매에서 52%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미국 판매 비중은 37%에 그쳤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 외곽에 유럽 첫 기가팩토리 가동을 시작한 것도 1분기 막판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테슬라는 베를린 공장에서 첫 6개월간 약 3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에 영향을 받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차량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가격 파괴’로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한다는 테슬라의 기존 성장 시나리오가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알루미늄과 니켈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러시아산 니켈은 전 세계 생산의 1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데, 니켈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기차 제조 비용이 1대 당 1000달러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미 테슬라 차량의 가격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가격사이트 웨이백머신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초 3만6900달러였던 모델3의 최저가 가격은 최근 4만6990달러로 1년 사이 1만 달러(약 1200만 원)가 올랐다. 이를 의식한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중순 트위터에 “원재료와 물류에 있어서 최근 큰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2006년 공개한 경영계획 이른바 ‘마스터 플랜’에서 고급차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인 이후 보급 차량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지금까지 4개 차종을 단계적으로 출시하고 더 나아가 2023년 2만5000달러대의 소형 전기차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1월 실적 발표에서 “신차를 도입하면 총생산량이 감소한다”며 “소형 EV 개발 계획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생산 차질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중국 상하이시가 도시 봉쇄령을 내리면서 테슬라의 현지 기가팩토리 생산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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