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크로드 철도 통한 수출액 100조원 달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철도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이 좌절될 위기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러시아를 통과하는 수입품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화물운송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출발해 유럽으로 향하는 철도 화물 운송은 거의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리스크는 피해가자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이다.
서방국가의 대러 제재에 AP묄러-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 등 대형 화물운송업체들도 러시아 노선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으며 지난달에는 보험사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발 물류에 대한 보험증권 발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개발은행에 자문하는 그리스의 컨설팅 업체 XRTC는 “중국이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해선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저렴하지만,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며 “일대일로의 완성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고 철도로 유럽에 물류를 보내기 위해선 카스피해를 거쳐 루마니아나 불가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러시아를 통과해 폴란드로 유럽에 진입하는 노선보다 거리와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길이 1만2000㎞에 달하는 실크로드 철도는 중국에서 출발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을 거쳐 유럽으로 물류를 운송하는 일대일로의 중추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국의 항구가 축소 운영되는 가운데 해상운송의 대안으로 글로벌 공급망 유지에 톡톡히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중국이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EU에 수출한 총액은 820억 달러(약 100조 원)에 달했다. 2016년에 비해 10배가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러시아를 통과하는 실크로드 철도에 대한 유럽의 부정적 정서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독일에서 실크로드 철도의 허브로 불리는 뒤스부르크 당국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던 벨라루스와 관련된 사업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