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었다. 개인과 외국인이 던진 3조 원어치의 LG엔솔을 연기금이 그대로 받았다. 하지만 해당 종목은 코스닥지수의 하락 폭보다도 더 크게 떨어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1~3월 LG엔솔을 3조18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카카오페이(2000억 원) △SK이노베이션(1420억 원) △카카오뱅크(1120억 원) △팬오션(1090억 원) △한국항공우주(870억 원) △현대미포조선(870억 원) △현대중공업(730억 원) △아모레퍼시픽(710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660억 원)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개인은 LG엔솔 1조660억 원, 외국인은 2조9470억 원 규모를 매도했다. 지난달 LG엔솔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서 공매도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가능 종목이 된 지난달 11일부터 LG엔솔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2차전지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한몫했다.
연기금의 1분기 투자 특징은 상위 종목에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1분기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의 규모는 3조9650억 원으로, 직전 분기(2조1770억 원)보다 1조7880억 원 증가했다. 또 3조9650억 원 중 순매수 1위 종목인 LG엔솔이 76.11%를 차지했다. 지난 분기 1위 종목이었던 카카오페이(6860억 원)의 약 5배 규모로 LG엔솔을 매수한 것이다. 하지만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LG엔솔은 1분기에만 12.47%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지수(-7.73%)와 코스닥지수(-8.98%)보다도 더 떨어진 수준이다.
LG엔솔 외에도 연기금은 SK이노베이션, 팬오션, 한국항공우주, 현대미포조선, 아모레퍼시픽 등의 매수 규모를 늘렸다. 지난 분기 순매수 상위 종목이었던 크래프톤(2490억 원), 하이브(1640억 원), 두산중공업(1530억 원), LG디스플레이(1140억 원), SK(970억 원), SK하이닉스(950억 원) 등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영진의 먹튀 이슈가 있었던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안착했다.
상위 10위 종목 중 6개는 1분기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하락 폭이 큰 건 카카오페이(-15.86%)였다. SK이노베이션(-13.30%), 카카오뱅크(-12.69%), LG엔솔(-12.47%), 삼성바이오로직스(-9.22%), 아모레퍼시픽(-4.76%) 등의 순이었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한국항공우주(28.57%), 팬오션(25.49%), 현대중공업(22.43%), 현대미포조선(11.85%) 등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연기금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분기(1조1710억 원)보다 매도 규모를 키워 1조9720억 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분기 순매수 10위였던 SK하이닉스는 1분기 들어 연기금이 2번째로 많이 매도한 종목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