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친러’ 헝가리 총리 “러 천연가스 대금 루블화로 낼 준비돼”

입력 2022-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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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오르반 총리, 4연임 성공하자마자 EU와 마찰
“헝가리-러 양자 계획에 EU 역할 없어”
EU 집행위, 회원국들에 러시아 루블화 요구 거부 요청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3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3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헝가리가 러시아의 요구대로 천연가스 대금을 러시아 통화 루블화로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요청하면 천연가스 선적 비용을 루블로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도 앞서 국영 가스업체와 러시아 가즈프롬 사이의 양자 계약을 기반으로 한 러시아와의 가스 공급계약에서 EU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양자간 계약이므로 제3자인 EU의 입장은 반드시 반영돼야 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과 EU 등 '비우호국'에 대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로 지급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서방국가의 대러 제재에 맞대응에 나선 것이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EC)는 유로화나 달러로 내도록 이미 계약이 체결된 상태라는 점에서 러시아가 이를 준수해야 한다며 EU 회원국에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 원래 계약을 고수할 것을 요청했다. 주요 7개국(G7)도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했다.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온 오르반 총리는 지난 3일 치러진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롤모델이라 밝힌 바 있으며 지난 10년간 러시아와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2010년부터 이어진 장기집권으로 언론과 사법부 통제, 성 소수자 차별 등 여러 문제로 EU와 마찰을 빚어왔다.

한편, 헝가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 EU 회원국 중 하나로 러시아산 가스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가스프롬과 연간 45억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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