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조여드는 포위망…디폴트 임박했는데 미국 초강력 추가 제재

입력 2022-04-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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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4일 7900억 규모 달러 표시 유로본드 원금·이자 상환 실패
미, 대러 신규 투자 금지...푸틴 두 딸 포함 측근 제재
러 최대 국책은행 스베르방크 자산 동결
두 자릿수 이상 마이너스 성장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4일 7900억 원 상당의 채권 원금과 이자 상환에 실패하면서다. 미국은 ‘부차 학살’의 대가로 대러 추가 제재를 쏟아냈다. 러시아 경제가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2022년과 2042년 만기 달러화 표시 유로본드 6억4920만 달러(약 7900억 원)를 채권자에게 루블화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만기일인 4일 해당 지급금의 달러 지불을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막았다. 러시아 재무부는 성명에서 외국은행에 채권 이자와 원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달러 상환에 실패한 러시아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루블로 지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를 루블로 지급하면 디폴트로 간주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계약상 이자는 달러로만 지급하도록 돼 있다”며 “러시아의 루블 지급은 디폴트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일간의 유예 기간 내 러시아가 달러 지급을 못할 경우 공식 디폴트가 선언된다.

러시아가 100년 만의 디폴트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 압박 고삐를 조였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날 추가 대러 제재를 쏟아냈다. 대러 신규 투자를 금지했다. 기존에 에너지 분야에 한정됐던 투자 금지 영역을 전 분야로 확대한 것이다.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최대 민간은행 알파뱅크를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전면 차단하고 미국 내 자산도 동결시켰다. 스베르방크는 러시아 전체 은행 자산의 약 3분의 1(5000억 달러 추산)을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을 포함해 측근들과 그 가족들까지 제재 대상에 올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부인과 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푸틴의 두 딸을 겨냥한 배경에 대해 “푸틴의 자산 상당 부분이 가족들에게 은닉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국영 기업 명단을 7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초강력 제재로 올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두 자릿수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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