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푸틴도 코로나에 못 당해…대게 값 내려간 이유

입력 2022-04-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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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민들이 대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민들이 대게를 고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귀한 몸이 된 해산물이 있다. 바로 대게다.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산 대게 대부분이 러시아산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후 대게 가격은 크게 뛰었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러시아 대게는 전쟁 이전인 2월 22일까지만 해도 kg당 평균 3만4400원에 낙찰됐으나 24일 3만7400원으로 소폭 오른 후 3월 4일 5만6900원에 거래되며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 3월 7일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 국가로 지정하면서 대게 가격은 꾸준히 높게 형성돼왔다.

그러나 최근 대게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2일 평균 3만800원에 거래되기 시작하더니 5일에는 2만8800원까지 떨어졌다.

대게 가격이 한 달 새 반값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속속들이 대게 구입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대게를 싸게 구매했다’는 내용의 글들이 많아졌다. 홈플러스는 행사 기간 대게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85% 늘었다고 전했다. ‘대게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노량진수산물시장 관계자는 “평소보다 공급이 3~4배 증가해 올해 봄에 유독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모습.
▲(연합뉴스)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모습.
대게 공급 증가는 여러 원인이 겹쳐 벌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이 상하이를 봉쇄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몸살을 앓자 중국으로 가야 할 러시아산 대게 물량이 대부분 국내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거나 관세부과 등을 통해 수산물수입량을 줄이는 등 경제 제재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관련 제재를 내놓지 않아 러시아산 수산물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대게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국내 수산물 도매업자들이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물량 부족을 우려해 대게 재고를 다량 확보해 놓은 것 역시 대게 가격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여러 요인이 겹쳐 ‘대게 대란’이 일어난 만큼 대게 가격 하락세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측 방역 봉쇄가 차차 완화되고 있으며 러시아산 대게 재고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산시장 상인 등 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대게 가격은 다시 오르고 있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경락시세에 따르면 5일 2만88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던 러시아산 대게 가격은 6일 4만1200원, 7일 4만2400원에 낙찰되며 상승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한편, 대게를 제외한 소비자 물가는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수입 곡물 등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와 한국은행은 14일 이후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물가 급등 관련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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