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기업 자금조달 막혀

입력 2022-04-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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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회사채 발행액 27조3436억 원…전년 대비 11% 감소

▲올해 회사채 금리 추이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올해 회사채 금리 추이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기업 자금조달 시장이 ‘돈맥경화’ 현상을 겪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빅스텝’과 양적긴축,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투자심리가 약화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27조3436억 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30조7149억 원) 대비 약 10.9% 감소한 수치다.

특히 순발행액(발행액에서 상환금액을 뺀 금액)은 9조1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1789억) 대비 무려 26% 줄었다.

회사채 발행금리가 치솟으면서 기업의 몸값이 떨어지자 자금조달 시장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회사채 3년물(AA-·무보증)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3.636%를 기록, 지난해 말(연 2.415%) 대비 122.1bp(1bp=0.01%포인트) 올랐다.

투자심리도 회사채에서 국고채로 몰리는 추세다. 신용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도 지난 7일 기준 65bp를 기록, 연초(50bp) 대비 상승세다.

기업들은 발행금리가 너무 높아지면서 발행시기를 늦추는 한편 차환 발행을 하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이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발 당시보다 자금경색이 더 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업별로 보면 회사채 신용등급 AAA급에서 SK텔레콤은 채무상황 자금 사용 목적으로 수요예측에 나서 총 7200억 원 회사채 모집에 성공했으나 20년물이 600억 원 확보에 그쳐 증액 발행은 실패했다.

A급에서 NS쇼핑은 3년물 900억 원 모집을 실시했으나 200억 원만 확보, 700억 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30년물 한전채 총 2000억 원어치 회사채 모집에 나섰으나 700억 원 미달이 발생하면서 1300억 원어치를 발행에 그쳤다.

엔에스쇼핑은 3년물로 900억 원 모집에 나섰으나 700억 원 미매각 발생하면서 200억 원을 확보하는 데 만족했다.

증권가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후에야 회사채 시장도 온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가 가속화 될 경우 현재 위축된 경기가 더 침체될 우려가 있는 만큼 투심 회복도 시장 지표에 따라 조심스럽게 진행될 거란 분석이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크레딧시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전쟁과 러시아 제재, 인플레이션의 정점 확인, 미국의 긴축 속도에 대한 가시성 등이 확인돼야 한다”며 “국내적으로는 추경과 적자 국채 발행 이슈 등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고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 수준을 감안할 때 절대 금리 매력이 높은 건 사실이나 높은 금리 변동성을 감안할 때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보수적인 접근방식이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대내외 여러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된 이후에야 실질적인 크레딧 투자 심리 회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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