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때문에 추경을 멈출 순 없어"
尹, 추경호 '국정 현안 기획 능력' 높이 평가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을 꼽았다.
추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내각 인선 발표 후 '경제 비상상황 극복 방안'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아시다시피 지금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고 국내에서는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성장률은 둔화 양상이며 가계 부채,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시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수단도 굉장히 제약돼 있다"며 "(그럼에도) 경제 장관들과 원팀이 돼 당면 현안인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많은 전문가와 현장 이야기를 듣고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며 해법을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추 후보자는 '추경 규모가 줄 수 있는냐'는 질문에 "추가경정예산을 반드시 해야 하고, 물가 때문에 추경을 스톱할 수는 없다"며 "조합을 해보고, 최종적으로 조합 속에서 설명해 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추 후보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윤 당선인은 추 후보자를 낙점한 배경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공직 전문성과 의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의 소통도 원만히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추 후보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대 경제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경제기획원, 대통령비서실,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경제 요직을 거쳤다.
특히 재경부 경제정책국에서 오래 근무해 거시경제에 대한 예측 능력이 뛰어나고 세계은행 파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공사참사관 등을 거치면서 폭넓은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정부 때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겸 비상경제상황실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박근혜 정부 때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을 역임했다.
20·21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최근에는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는 등 행정·입법부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현역 국회의원이라 여당의 정밀검증 예고에도 통과 부담도 적다.
추 후보자는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업무 스타일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 사이에서 덕장(德將)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은행과장 시절에는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