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1일 코스피가 0.2% 하락 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증시의 약세와 지정학적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금융통화위원회 등의 이벤트가 있어 관망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이번 주 주요국들의 경제지표 발표와 금통위(14일)를 앞두고 주 초반 관망 심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3월 물가 관련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촉발된 국제 상품 가격의 상승이 반영될 거란 점에서 그 강도에 대한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11일 중국 소비자/생산자 물기를 시작으로 12일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14일 국내 금통위가 예정됐다.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가 3월 말로 임기가 종료되면서 사상 첫 총재 없는 금통위가 열릴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4%대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 등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지만 한은 총재가 부재한 상황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이자 부담 증가와 경기 충격 등 영향을 고려할 때 동결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이 총수요 증가가 아닌 전쟁, 공급망, 임금 등 비용과 생산 측 요인이라는 점에서 성급한 기준금리 인상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은 여전히 긍정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2000억 원, 17조9000억 원 매도 우위의 모습을 보인 반면 개인은 25조 원 이상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주 삼성전자 호실적 발표가 있었음에도 외국인은 4조8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줄곧 유지해오던 연초 이후 순매수 기조에서 단숨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반면 개인은 지난 한 주에만 10조 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 약세 및 지정학적 우려 지속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커지면서 보합권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한국 경제는 2000년대 중반까지도 높은 성장을 보였다. 증시에서 성장주/가치주를 구분하기에 필요한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고, 단순히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싼 주식을 가치주로, 비싼 주식은 성장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의 미국증시 가치주 상대 강세를 한국 증시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 금리의 상승이 비정상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라는 점, 한국 증시는 성장주/가치주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그 이유다. 유연한 의사결정을 통해 회사의 잉여자산을 활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A 회사와 단순히 잉여현금을 쌓아놓은 B 회사에 대해 같은 평가를 내려서는 안 된다.
물론 B와 같은 회사의 현재가치가 그 자체로 각광받는 국면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2022년 키는 성장이다. 2022년 증시 전체 이익 증가가 정체된 가운데 성장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의 성장은 회복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2020년~2021년 부진했던 리오프닝주의 회복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에 진입했던 종목도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만을 놓고 본다면 절대 접근할 수 없었겠지만, 성장(회복)의 관점에서는 관심을 높여야 하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