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더 독해져서 돌아온 러시아군...돈바스서 최대 전투 임박

입력 2022-04-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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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이지움 근처 병력 집중 배치
우크라 동부 향하는 러 병력 차량 길이만 13km
시리아 민간인 폭격 전력 책임자, 새 사령관 임명
탱크·대포 등으로 정면 대결하는 재래식 전투 가능성

▲러시아군 병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마을 벨리키 부를루크에서 하르키우를 향해 이동 중인 모습이 8일 위성사진에 찍혔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 병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마을 벨리키 부를루크에서 하르키우를 향해 이동 중인 모습이 8일 위성사진에 찍혔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전열을 재정비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로 돌아왔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퇴각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민간인을 무참히 폭격한 전력이 있는 책임자를 우크라이나 전쟁 총괄 수장에 앉혔다. 우크라이나도 전투태세를 강화했다. 2차 세계대전 식 돈바스 결전이 임박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 이지움 근처에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지움은 돈바스 도네츠크주의 슬라뱐스크로 가는 길목이다. 슬라뱐스크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하자 초점을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로 옮겼다.

러시아군의 병력 이동은 인공위성에도 포착됐다.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스가 지난 8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접경에서 하르키우를 향해 이동하는 러시아군 차량 행렬이 보인다. 수백 대의 차량을 포함해 길이만 13km에 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괄하는 수장도 새롭게 앉혀,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그동안 각 부대별로 모스크바의 원격 지휘를 받았는데 푸틴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 군관구 사령관을 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단일 지휘관의 부재가 러시아군의 협력을 방해했다”고 평가했다.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의 이력도 주목된다. 그는 과거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 러시아군을 관리했다. 현장을 아는 셈이다. 무엇보다 2015년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군을 보낼 때 초대 사령관을 지냈다. 당시 러시아군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도와 민간인 밀집 지역, 병원 등에 폭격을 퍼부어 막대한 희생을 초래했다. 드보르니코프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러시아 연방의 영웅’으로 선정됐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새로 임명된 사령관은 시리아에서 민간인들에게 야만적 행위를 한 경력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이 같은 행위를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돈바스 전투가 지난 6주간의 ‘게릴라전’과 달리 2차 세계대전 식 교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탱크, 대포, 전투기가 정면으로 맞붙는 재래식 전투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돈바스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킬 것”이라며 “전차, 장갑차, 항공기, 포 수천 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에서 절대 우위인 러시아에 유리한 방식이다.

우크라이나군도 돈바스로 전투 부대를 이동시키며 서방에 중화기 지원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새로 병력과 무기를 집결하고 있다”며 “훨씬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투가 임박하자 민간인 참사를 우려해 돈바스와 하르키우 지역 주민에게 즉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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