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월부터 시멘트대란”…정부 약속 유연탄 공급망 끊겼다

입력 2022-04-11 17:51 수정 2022-04-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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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수입 예정 호주산 유연탄 수급 계약 차질 우려
현지 홍수 피해 6월 생산분 계약 해지 가능성 높아져
무기한 중단 가능성에 업계 "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시멘트업계가 시멘트 필수 생산원료인 유연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당장 오는 6월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유연탄의 수급이 원활치 않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연탄값 상승과 겨울철 정기 대보수로 ‘시멘트 대란’이 우려되자, 정부가 나서서 진화에 나섰지만 유연탄 수급 문제란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1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유연탄의 주 수입국인 호주가 5월에 수입될 예정이었던 유연탄의 계약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유연탄은 6월 시멘트 생산분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 시간 7일 호주 동부 시드니 지역에서 홍수로 유연탄 광산이 ‘올스톱’되면서 국내 시멘트사 입장에서 물량 확보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호주는 시멘트업체들에 “홍수 등의 여파로 항구 폐쇄, 철도 등 물류망 손실이 당분간 지속됨에 따라 추후 발표가 있을 때까지 유연탄 수출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 시멘트사들은 시멘트 생산에 사용하는 유연탄의 74.7%를 러시아에서, 25.3%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재 러시아산 유연탄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제제에 따라 수입이 중단된 상태다. 남은 호주산 유연탄도 계약 이행 차질 우려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시멘트업계가 보유한 유연탄은 5월분이 전부인 상황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유연탄으로 구할 수 있는 모든 창구를 찾고 있다”며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 7개사가 재고가 남은 4~5월분 시멘트를 생산에 유연탄을 사용하면 6월분의 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시멘트업계는 8일 시멘트 대란을 막기 위해 2분기 생산량을 1분기 대비 36% 높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시멘트협회와 레미콘협회, 건설협회 등 업계와 합동 간담회에서 건설현장의 시멘트와 레미콘 수급이 원활하게 하도록 이같이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생산설비 추가 가동뿐만 아니라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호주산 유연탄 비중을 높이는 수입국 다변화 등을 통해 유연탄 수급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유연탄 수급 차질로 이 계획마저 흔들리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정부의 대책이 실질적으로 시멘트 대란을 해결하는 것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항변한다. 한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킬른(시멘트 생산 설비)를 모두 다 가동해도 남은 유연탄만 소진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수입선 다변화 대응조치의 기본 수단인 호주산 유연탄 수입도 불가한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급등했던 유연탄 가격은 주춤하나 싶었지만, 다시 오르는 중이다. 지난 3월 7일 톤(t)당 427.50달러였던 유연탄 가격은 3월 21일 240.81달러로 하락했지만, 4월 8일 기준 297.40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호주 수출 중단으로 4월 중 다시 300달러를 진입 후 고공 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 수급차질에 따른 시멘트 가수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4월 설비대보수 및 환경투자 종료 후 정상적인 킬른 가동하에서 유연탄 조달이 불가하면 시멘트 수급 차질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정부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연탄 가격 동향.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국제 유연탄 가격 동향.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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