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의 국유화 후폭풍이 환율 폭등세로 이어지며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켰고 밤사이 미 다우지수가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7000선이 붕괴됐다는 소식에 코스피지수 1000선 하향 이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1010선으로 내려앉는 등 이제 1000선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악재들을 극복하고 주식시장이 반등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사실상 정부정책 밖에 기댈 데가 없다.
대외적으로는 세계은행, EBRD, EIB 등이 동유럽에 310억달러 규모의 자금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발표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자금지원 규모가 동유럽의 금융위기 해소에 미흡하다는 평가가 우세한데다 지난 1일 실시된 EU 긴급 정상회담에서 동유럽 구제방안 합의에 실패하는 등 해외변수들은 이렇다할 개선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외국인이 15일째 매도로 일관하고 있고 서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글로벌 증시와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시장 안정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당분간 해외변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코스피 1000선의 지지력 테스트 과정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먼저 원ㆍ달러 환율이 1570원선까지 육박했다는 소식은 코스피지수의 전저점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환율 폭등세는 외화채권 만기도래, 외국인 배당송금, 선박수주 취소 가능성 등의 내부요인과 미 금융기관의 국유화와 스트레스 테스트 등의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환율 안정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의 전저점 하향 돌파는 시간 문제인 상황이라며 결국 원화기준 코스피지수 1000선 지지와 기술적반등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유보해야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과 10월의 금융위기보다는 악재의 강도가 약하다고 판단되지만 금융기관의 국유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용경색과 기업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 부실 등은 추가적인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 연구원은 "당시에는 정책기대감이 있었으나 지금은 재료노출과 성공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금융불안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동유럽발 금융위기와 연일 계속되는 미 증시 급락세로 글로벌 신용위험이 재차 상승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식시장 참가자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한동안 주춤하던 미 신용스프레드가 재차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내부적으로도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미 신용스프레드의 상승 확대는 원ㆍ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주 오버나이트 리보금리가 급등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중반에도 일일물 달러 리보금리가 상승하면서 1개월물과 3개월물의 리보금리가 상승한 바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리보금리 수준은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월등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리보금리(1일 만기)의 상승이 국유화의 공포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발생해 향후 추가적인 상승 여부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며 "동유럽발 금융위기와 미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잇따르는 구제금융 자금 지원으로 시장 불안이 가속화된다면 주식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지선 확보가 중요해 보인다"며 "당분간 이를 확인한 뒤 장세 대응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