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이 보톨리눔 톡신제제 ‘보툴렉스주(수출명 레티보)’를 앞세워 전 세계 보톡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립 21년차 청년기업에서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휴젤은 최근 최대주주 변경으로 장기적인 투자·개발과 안정적인 경영의 발판을 마련하고, 행정당국과의 소송 1차전에서 승소하면서 악재도 털어냈다는 평가다. 또한 중국과 유럽 진출, 미국 내 허가 절차 돌입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현재 휴젤 최대주주는 GS그룹이다. 지난해 8월 기존 최대주주 LIDAC와 GS컨소시엄은 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휴젤 지분 46.9%에 대한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이어 GS그룹은 특수목적법인 지분을 추가 인수해 사실상 최대주주에 올렸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은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최대주주와 전략적이고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회사 중장기 전략과 운영기반은 기존처럼 유지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변경에도 기존 경영진 체제로 회사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성장도 다짐했다. 손 대표는 “2022년은 휴젤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중요한 한 해”라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 차세대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품목허가 취소와 제조·판매중지라는 불확실성도 1차적으로 해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국가출하승인 없는 국내 판매를 이유로 휴젤 보툴리눔 제제 6개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휴젤은 ‘잠정 제조판매 중지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품목허가 취소’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해 이달 초 대법원으로부터 행정처분 효력정지 판결을 받아 모두 승소했다. 다만 본안 소송은 진행 중이다.
또한 메디톡스의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메디톡스는 이달 1일 “휴젤이 자사 보툴리늄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휴젤·휴젤아메리카·크로마파마를 ITC에 제소했다. 휴젤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으로 무리한 제소”라며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소송 서류만 제출된 상태다. 현재 대리인 선임을 진행 중이다. 식약처 소송과 ITC 제소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성장세를 기반으로 휴젤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현실화하고 있다. 12일 휴젤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판매허가 국가는 중국, 대만, 브라질 등 28개 나라다. 또 히알루론산(HA) 필러는 일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31개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4월 현지 법인을 설립한 중국의 경우 당초 목표였던 10%의 시장잠유율을 달성했다. 2019년 판매에 돌입한 대만에서는 2020년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하고, 지난해 현지 조인트벤처를 설립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유럽에서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거두공장에 대한 유럽연합(EU) GMP 승인에 이어 올해 3월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으로부터 ‘레티보’ 품목허가를 받았다.
미국은 연내 허가가 목표다.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접수한 후 8월 거두공장에 대한 cGMP 실사를 마쳤다. 다만 지난달 말 CRL(보완요구서)을 수령, 다시 BLA를 제출할 예정이다. 휴젤 관계자는 “마이너한 수준의 내용으로 CRL 관련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휴젤은 현재 5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25년 8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휴젤에 따르면 글로벌 톡신 시장 규모는 6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미국 1조6000억 원, 중국 8000억 원, 유럽 5000억 원 규모다. 휴젤은 “내년까지 중국 점유율 30% 달성, 미국 연내 품목허가, 2023년 유럽 품목허가 국가 36개국 확대 등이 3대 시장 공략 목표”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