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체 설 곳 없다”…전문건설업계, 건설업역 폐지·상호시장 개방 원점 재검토 촉구

입력 2022-04-12 14:51 수정 2022-04-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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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대표·종사자 299명 참여
세종청사서 국토부 규탄 시위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전문건설사업 종사자들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방치 국토부 규탄대회'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전문건설사업 종사자들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방치 국토부 규탄대회'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건설업계가 건설업역 폐지를 강하게 촉구했다. 지난해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업역 구분이 사라지면서 전문건설업계가 시장에서 설 곳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방치 국토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번 규탄대회에는 전문건설업체 대표자 및 종사자 299명이 참여했다.

이성수 전문건설 생존권 대책 추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전문건설업계는 도로, 항만,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과 주거시설 등을 건설하면서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그러나 정부는 건설산업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전문건설업계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문건설업체는 90%가 1개에서 2개 업종만을 보유한, 말 그대로 전문건설업체인데 어떻게 종합공사를 수주할 수 있겠느냐”며 “대규모 공사를 시공해야 하는 종합업체가 소규모 전문공사 시장까지 수주하면서 소규모 전문건설업계가 설 곳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8년 정부는 건설업계의 경쟁 강화를 목적으로 기존에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로 나뉜 시장 규제를 폐지하고 상호시장을 개방하겠다고 했다. 이에 지난해 공공부문 공사에 먼저 적용·시행했고, 올해부터는 민간 공사부문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전문건설업계는 해당 정책이 애초 취지와는 달리 부작용이 많다고 주장한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종합건설업체가 기존 전문건설공사 영역까지 입찰을 확대하면서 전문건설업체가 설 곳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전문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종합건설업체 교차 수주 규모를 비교한 결과 토목 분야의 경우 종합건설업체는 총 1482건, 4521억 원 규모의 전문공사를 수주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는 464건, 2233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종합건설업체가 전문건설업체보다 건수 대비 3.2배, 수주액 대비 2배의 공사를 수주한 셈이다.

건축공사 역시 종합건설업체는 전체 1816건, 6498억 원 규모의 전문공사에 참여했으나, 전문건설업체는 58건, 206억 원에 그쳤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보통 토목은 3~4개, 건축은 7~8개 업종이 있어야 신축공사를 할 수 있는데 전문건설업체는 대부분 1~2개 업종만 보유한 업체가 대부분이라 종합공사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면허가 있어도 종합 등록기준을 맞추지 못해 낙찰자로 선정되고도 탈락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추진위원장은 “법으로 시공자격을 갖춘 건설사업자가 우선으로 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전문공사는 전문건설업체가 직접시공을 하고 직접시공이 어려운 공사는 종합공사로 발주해 협력해서 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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