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제 항공 운수권이 배분된다. 항공업계는 가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몽골 노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4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항공사에 운수권을 배분한다. 운수권은 국가 간에 합의한 운항 횟수와 방식 등에 따라 항공기로 여객이나 화물을 실어나를 권리를 뜻한다. 각국은 항공회담을 열어 운수권 규모를 결정한다.
이날 각 항공사는 심의에 참석해 운수권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15일께 심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인천~몽골 울란바로트 노선을 포함해 △무안~베이징 △무안~상하이 △양양~상하이 △청주~마닐라 △무안~마닐라 △대구~연길 △제주~마닐라 등 68개 노선이 운수권 배분 노선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의 시선은 인천발 몽골 노선에 집중된다. 배분 대상 가운데 가장 수요가 있는 노선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무안 등 일부 지방 공항발 노선은 이전에도 배분된 적이 있지만, 수요가 없어 항공사가 다시 반납한 운수권도 있다. 몽골 노선은 비즈니스 수요가 있고 탑승률도 높아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몽골 노선에 1년 내내 탑승객이 몰리진 않지만, 이번 배분 대상 가운데 가장 수요가 있는 노선”이라며 “기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만 취항하던 노선이라 저비용항공사(LCC)가 진출할 경우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울란바로트 노선에서는 대한항공이 주 6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몽골 노선은 대한항공이 1995년 이후 25년간 독점 운항해왔다. 2019년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취항하며 독점 구조가 해소됐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몽골 정부와 항공회담을 열고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여객 항공편 공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기존에 국가별로 주당 2500석으로 제한된 공급 규모를 올해부터 성수기(6~9월)에 한해 5000석으로 두 배 늘렸다. 운항편으로 따지면 주 9회에서 주 18회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번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몽골 운수권 추가 배분을 신청했다. LCC 중에서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등이 신규 취항을 요청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몽골 노선을 양대 항공사가 나눠 가진 현실을 고려해 운수권이 배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고려하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대형 항공사 계열사가 운수권을 가져가도 사실상 독점 노선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아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독점 가능성을 의심받는 건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역기업인 에어부산이 운수권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요청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국토부에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