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③ 주상영 "물가 정점 시점 점치기 어려워…물가 상승률은 4%에 근접할 것"

입력 2022-04-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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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공급 측에서 발생한 물가상승이라도 예상보다 장기화한다면 (경기 하방 압력보다) 물가 상방 압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라며 "다만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곡물 가격 이런 것들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중이다. 국내 물가 상승세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4%대를 기록했고, 한은 또한 지난 5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관련 리스크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겠다는 기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진행한 주 위원과의 일문일답

-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두 달이 지났다. 일부 연구기관들이 경제성장률 2% 중반, 소비자물가상승률 4%로 조정하고 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지금 대략 두 달째 진행되고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켜서 생산비용이 상승하는 그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거기다 공급망 차질도 심화되는 그런 모습이고요.

다만 이제 아직 1사분기 지표에는 그 영향이, 예상한 것만큼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여러 기관에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 물가에 관해서는 이제 좀 더 분명하게 대략 연간으로 4%나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률이 올라갈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만 그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이제 저희 조사국에서 새롭게 전망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성장이 다소 성장세가 다소 지난 2월에 전망한 것보다는 성장세가 낮아지겠지만, 더 정확한 것은 5월 수정 전망 때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물가가 지금 높고, 물가상승률이 4% 정도라서 높은 수준이긴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성장률이 조금 낮아진다고 해도 2%를 훨씬 넘는,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는 될거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긴 하지만 그것을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환율 1200원 초·중반대인데,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 적절히 반영한다고 보는지.

"달러 환율이 지난 금통위 이후 1200원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우리 경제 펀더멘탈 외에도 아시겠지만 미 연준의 긴축 강화, 또 강화의 강도에 대한 기대,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상승 이런 거시 금융경제 여건 변화뿐 아니라 그때그때의 수급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종합적으로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율의 어떤 특정한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 의장대행으로서 환율 수준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또한 원화절하에 따른 물가영향 우려해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어떤 경로로 상승 압력 줄 거라고 보는지

"원화 약세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겠지요. 수입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우리가 수입하는 소비재든 자본재든 이런 가격들을 이제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환율상승이 일시적이라면 그런 효과는 덜하겠지만, 만약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물가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국고채 3년물이 8년 4개월 만에 3%를 돌파. 현 수준이 오버슈팅이라고 판단하는지

"채권금리는 이제 금융시장에서 그 형성되는 것인 만큼 어떤 특정한 수준을 직접 언급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국채금리가 그렇게 올라간 것은 기본적으로 성장전망, 물가전망 상의 어떤 변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고요. 그다음에 또 그때그때 채권 수급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 시장금리가 급하게 변동하는 경우에는 국고채금리 레벨에 대해서 특정한 수준을 염두에 두고 타겟팅하는 것은 전혀 아니고요.

다만 이제 너무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급한 변동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또 장기물 위주로 단순매입이 이뤄졌는데. 향후 단기물 매입 여부와 추가 단순매입은 언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지

"이제 단순매입을 할 때 장기물의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3년물도 일부 포함해서 그 매입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단순매입을 할 때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시장금리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한해서 한시적으로 매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사전에 정해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 올해 경제성장률 3% 하회할 것이라 예상한 배경은

"수출은 저희가 대내외 여건이 안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맞고요. 소비의 경우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앞으로 이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사실 1월에서 3월 중순까지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1사분기 중에는 소비는 애초 예상한 것보다 조금은 나쁜 것이 사실입니다. 그다음에 이제 설비투자 건설투자 이런 부분들은 원자재가격의 상승이라든지 부품 공급 차질 등에 영향을 받아서 다소 2월 전망했던 것보다 조금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의 그런 조건들을 반영했을 때 2월 전망했던 (경제성장률) 3%보다는, 확실하진 않지만 3%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다른 지역보다는 상황은 나은 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경제성장률이 3%가 안 될 것 같다고 했는데, (기준금리 상승이) 경기보다 물가에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인지

"지금 아무리 공급 측에서 발생한 물가상승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예상보다 장기화된다든지 이렇게 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런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지금으로써는 물가 상방 압력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물가상승 압력이 지금 전망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는 데 성장의 하방 위험이 더 커졌다… 혹시나 그럴 경우에는 또 경기 하방 위험을 더 중점적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경제 상황이라는 건 항상 변하고. 전망도 바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연말까지 4% 내 물가상승이 이어진다는 뜻인지. 물가 정점 시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에도 물가상승 압력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1사분기가 지나면 또는 늦어도 2사분기가 지나면 정점을 찍고 내려가지 않겠나 판단했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는 언제가 정점이 될지 예견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고요.

물론 소비자물가가 그 지금 현재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제유가입니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곡물 가격 이런 것들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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