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표 인선' 뚜껑 열어보니, 쏠림현상 뚜렷…안철수계 없었다

입력 2022-04-14 16:53 수정 2022-04-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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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60·서영남(서울대 영남 남자)이 대세
尹 예고한 '30대 장관'은 없어
"여성, 청년 등 다양성·안배 소홀" 지적
安측 불쾌감 "이태규·유웅환 추천했지만 尹이 거부"
尹 "安에 충분히 설명,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 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 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인 14일 '3차 내각 인선안'을 발표하며 새정부 조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18개 부처 장관후보자 인선안을 보면 평균나이 60세, 영남 출신 남성이 주를 이룬다. 윤 당선인은 "측근이어도 실력이 있으면 과감하게 기용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여성, 청년 등 다양성과 안배에 소홀해 '쏠림현상이 뚜렷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마지막 2개 부처 장관 후보자도 모두 60였다. 윤 당선인은 이날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이정식(61)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는 정황근(62) 전 농촌진흥청장을 지명했다. 18명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이 68세로 가장 많았고, ‘최연소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49세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예고했던 '30대 장관'은 인선에 반영되지 않았다.

출신 지역 역시 18명의 장관 후보자 중 7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그 외 서울 4명, 충청 4명, 전남·제주·강원 각 1명이 지명됐다. 광주와 전남은 한 명도 없었다. 지역안배는 없었다. 김영삼 정부 초대 내각은 수도권 5명, 영남 7명, 호남‧충청 각 4명, 강원 1명 등이었으며, 이명박 정부는 수도권 2명, 영남 5명, 호남 3명, 강원과 충청이 각 2명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수도권 9명, 영남 4명, 호남 3명, 충청 2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국민의힘 바람이 분다는 둥 변죽만 울리더니, 이러고도 호남표를 구애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호남 출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내세웠지만, 정작 한 후보자는 스스로 호남 출신임을 강하게 부인했던 인물이다. 또 다른 호남 출신 이상민 행안부장관 후보자는 이미 지역에서 ‘무늬만 전북장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8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 4명, 경북대 2명, 한국외대·광운대·육사 각 1명이다. 특정학교 쏠림 현상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윤 당선인은 “내각을 구성할 때 인사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했고 "아무리 최측근이더라도 실력이 보장되면 과감하게 지명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고교(충암고)는 물론 서울대 법학과 직속 후배다. 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역시 윤 당선인과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온 검찰 후배며,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40년지기다.

다만, 윤 당선인은 최측근 기용에는 과감했지만, 안철수계 인사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안 인수위원장 측은 애초 이태규 의원을 행정안전부 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추천했고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도 추천했지만, 윤 당선인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앞서 11일에는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원 사퇴를 선언하며 공동정부 구상에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윤 당선인 측은 안 위원장의 태도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 측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당선인의 생각은 실력대로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이태규 의원은 행안부 장관에 어울리지 않고 농림부는 능력이 안되는데 어떻게 하냐"며 "차기 내각에서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입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안 위원장은 이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침묵했다. 일각에선 비상 긴급회의 소집설도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에 따라선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위원장 측 홍경희 인수위 코로나특위 대변인은 "원래 화요일, 목요일은 오전 일정이 크게 빡빡하지 않다"며 "그러니 일정이 빈 것에 대해 너무 과도한 해석은 안 하셨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안 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추천은 받았다.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다”며 "아무 문제가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어제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대화를 나눴을 땐 (안 위원장) 본인이 불쾌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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