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스태그플레이션·중국 경기둔화, 세계 경제 위협하는 ‘삼중고’

입력 2022-04-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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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지수, 7개월 사이 61% 하락
선진국·신흥국 모두 성장 모멘텀 상실 시사
IMF,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할 듯

▲글로벌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지수) 추이. 파랑색=선진국(1월 11.16)/ 분홍색=신흥국(11.11).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지수) 추이. 파랑색=선진국(1월 11.16)/ 분홍색=신흥국(11.11).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우크라이나 전쟁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중국 경기둔화 등 세 가지 위험이 올해 세계 경제 회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미 여러 경제 지표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FT가 공동으로 집계하는 ‘글로벌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지수)’는 지난해 6월 27.77에서 올해 1월 10.78로 대폭 낮아졌다. 7개월 만에 하락 폭이 61%에 달하는 것이다. 타이거지수는 금융시장과 투자자 신뢰도, 실물경제지수 등 3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글로벌 경제 회복 정도를 판단한다.

지수 급락은 그만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성장 모멘텀이 현저히 상실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에드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세계 3대 경제 블록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타이거지수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의 경우 고용시장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의 최고치인 8.5%까지 치솟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프라사드 선임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위험이 있고, 시장에 보낸 신호보다 더 공격적으로 긴축할 수 있다”며 “이는 곧 2023년 성장률 둔화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로 그간 경제를 뒷받침해왔던 소비와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등이 둔화 위협을 받고 있다. FT는 다른 국가들과 정반대 기조인 중국 정부의 완화 정책은 금융 안전성에 대한 장기적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경기둔화 우려가 한층 커졌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독일 경제가 강력한 반등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에너지 공급 감소로 인해 이제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꺼낼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각국 정책 입안자들은 부채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급격히 상승한 물가와 금리 인상의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정책적 여지가 제한돼 있어 정책 입안자들이 엄청난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부터 24일까지 세계은행(WB)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춘계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4일 “우리는 위기 중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경제의 대규모 후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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