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마스크 착용 해제?…우후죽순 생긴 마스크 업체들 어쩌나

입력 2022-04-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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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부근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부근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날씨가 더워지면서 유독 답답하게 느껴지는 마스크.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날이 올까 싶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논의를 시작으로, 실내 착용까지 단계적으로 해제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민들은 반갑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웃을 수 없는 곳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확산 때 우후죽순으로 늘었던 마스크 업체들이다. 마스크 착용 해제 소식에 난립했던 마스크 업체들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 2주 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전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와 관련해 “조정 여부 논의는 다음 주 착수할 예정”이라며 “이 부분을 조정했을 때 방역적 위험성이 어느 정도일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대표적인 코로나19 방역 수단으로 꼽힌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의무는 상당 기간 유지할 방침이지만, 실외 마스크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한 2주간의 상황을 지켜본 뒤 해제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실내 전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거리 유지가 안 되는 경우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지금도 지침상으로는 적당한 거리만 유지된다면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셈이지만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된 상황이다.

마스크 착용 해제, 전 세계적인 흐름

사실상 실외 의무 착용 해제는 시간 문제다. 실외 착용 해제와 함께 마스크 의무 착용 완전 해제로의 전환도 예측된다.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세하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면 시기의 문제일 뿐 방향성은 뚜렷하다.

가장 빠르게 확진자가 늘어난 미국은 이미 모든 주에서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8일 하와이주(州)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50개 주 전체가 일상 생활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한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루 확진자가 80만명을 넘겼던 미국이지만 최근엔 2만~3만 명대로 떨어지면서다. 항공기나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 수단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될 전망이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하는 추세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지난해 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때 도입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연장하지 않았다. 같은 달 프랑스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앤 데 이어 “실내라도 백신 패스를 검사하는 곳이면 마스크를 반드시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마스크 수요 급감할 듯…마스크 생산업체, 실적 급감 우려

답답했던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것은 반갑지만, 마스크 생산 업체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제조 업체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1월 137개였던 마스크 제조업체는 지난해 하반기 1600여 개까지 열 배 이상 불어났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품귀 사태’를 빚었던 MB 필터 생산업체도 지난 2년간 10여 곳에서 100여 개로 급증했다.

마스크 제조업체가 이렇게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에 신규 업체의 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 원인이 됐다. 통상 8개월 이상 걸리던 허가 절차가 1~2주로 확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돈이 된다’는 생각에 관련 제조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코로나 전보다 열 배 이상 몸집이 커진 해당 업계에선 수요처를 찾지 못한 물량이 헐값에 덤핑 판매되는 실정이다. 해외 시장마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장악한 터라 향후 국내 마스크 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실제 매물로까지 나온 마스크 제조업체도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의류 및 마스크 제조업체 씨웰테크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씨웰테크는 의류수출업, 의류수입업, 무역업, 의류 도소매업 등을 영위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제조를 병행했다. 그러나 이후 마스크 제조업체가 난립하면서 마스크 판매단가가 하락하자, 손익이 악화하면서 문을 닫는 지경에 처했다. 마스크 전문기업 에버렉스도 올해 초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피해는 제조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스크 생산 신규 사업 진출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상장 업체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도 대응이 필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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