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모면에 한숨 돌린 베스파, 스톡옵션 부여로 인재 관리

입력 2022-04-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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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첫 대규모 스톡옵션 부여 눈길

베스파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상당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에 나섰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개선 기간을 얻은 가운데 개발진 등 직원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베스파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111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스톡옵션 부여를 결정했다. 부여 주식 수는 14만2515주로 1인 평균 1283주가량이다.

행사가격의 경우 베스파가 2월 7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됨에 따라 정지 당일 종가인 3165원으로 결정됐다. 스톡옵션 부여는 신주교부, 자기주식교부, 차액보상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톡옵션 행사는 3년이 경과한 2025년 4월 19일부터 2030년 4월 18일까지다.

베스파가 전체 직원 중 절반이 넘는 인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은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는 10명 미만 소수 직원에게만 스톡옵션이 부여돼 왔다.

2018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베스파는 게임업계 대표적인 ‘원히트원더’ 상장사로 손꼽힌다. ‘킹스레이드’의 성공을 발판으로 증시에 입성했지만, 뒤를 이을만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은 급전직하했다.

▲킹스레이드 스크린샷. (출처=베스파 홈페이지 캡처)
▲킹스레이드 스크린샷. (출처=베스파 홈페이지 캡처)

수치로 보면 2018년 연결기준 매출 1245억 원에 영업이익 282억 원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으나 이듬해 매출은 1006억 원으로 줄고 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후 실적이 꺾이는 모양새는 더욱 가팔라져 2020년 매출 683억 원에 영업손실은 339억 원으로 급격히 불어났고, 작년에는 매출 454억 원, 영업손실 441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후 불과 3년새 매출이 3분의 1로 급감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스파는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베스파의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거절을 제출했다. 구체적으로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고, 400억 원 안팎의 영업·순손실이 발생했으며, 매출 증대 등을 통한 재무개선과 유동성 확보 계획에 대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상폐 위기에 처한 베스파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차기 사업보고서 법정제출기한 다음날부터 10영업일인 2023년 4월 14일까지 한시적인 개선 기간을 얻어내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다만 잇따른 경영난과 상폐 위기를 경험한 직원들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베스파는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360명의 직원이 근무했으나 작년 말 기준 196명으로 줄었다. 특히 연구개발 부문 직원 수가 288명에서 164명으로 급감해 개발자 이탈 방지가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자 감소는 신작 출시로 미뤄지고 결국 실적을 회복할 기회가 늦춰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베스파는 올해 주력 매출원인 ‘킹스레이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킹스레이드 시즌2’를 비롯해 ‘타임디펜더스’의 글로벌 론칭 등을 통해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일본과 북미 등 다양한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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