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퀴입’ 심우경 PD “눈치 NO, 하고 싶은 말 하고 살았으면”

입력 2022-04-20 15:39 수정 2022-04-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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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기하 게스트로 초대하고파”

(사진제공=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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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토론회, ‘바퀴 달린 입’ 시작하겠습니다”라며 매회 포문을 연다. 세트장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게스트와 MC 네 명이 오손도손 모여 웃고 떠든다. 스태프의 왁자지껄함 또한 큰 웃음을 유발한다.

2월 15일 공개된 CJ ENM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와플 웹예능 ‘같이 털래? 바퀴 달린 입(이하 ‘바퀴 달린 입’)'의 이야기다. 이 자유분방한 토크쇼가 MZ세대 사이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심우경 PD는 “일상에서 겪는 모든 에피소드는 자신의 고유한 콘텐츠니, 보다 자유롭고 성역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문화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돼서 말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나. 눈치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사진제공=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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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용진, 래퍼 뱃사공, 유튜버 풍자·곽튜브가 출연해 소셜미디어(SNS)에서 논쟁이 벌어진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MZ세대의 고민 거리인 깻잎논쟁, 애인의 이성친구 허용 범위, 카풀논쟁, 새우논쟁 등이 그 예다.

“TV의 토론회와 견주어보면 언어와 주제만 다를 뿐 전체적인 모습은 동일하다고 생각됩니다. 거기에 우리 생활과 굉장히 밀접한 주제를 다루는 거죠. 거창한 스튜디오보다 실제로 누군가 사는 방구석 느낌을 내려고 했고, 전문가보다는 매일 마주치는 친구같은 출연자를 모았거든요. 대부분 무근본, 무논리의 주장들이 펼쳐지지만 공감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런 부분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가끔 겪는 친구와의 말싸움 같은 것 말이죠.(웃음)”

방구석에서 친구들끼리 떠들며 노는 것 같은 ‘바퀴 달린 입’은 실제 심 PD의 집에서 녹화가 진행된다. 오히려 이 편안함이 MZ세대들에게 통했다. 그렇다면 심 PD가 생각하는 프로그램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MZ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토론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남사친여사친, 깻잎논쟁, 카풀논쟁 등 일상에서 매번 고민해야 하는 부분들 말이죠. 매력적인 출연자 조합 또한 한몫해요. 인터넷 방송 No.1 입담꾼 풍자와 재야에 묻힌 래퍼 뱃사공, 맨날 얻어터지지만 할 말은 하는 곽튜브,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이용진까지 이들의 조합이 보는 이들로부터 호감을 사는 것 같아요.”

(사진제공=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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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입’의 유튜브 댓글창에는 댓글이 무수하게 달린다. 방송에 나왔던 주제들에 대해 다시금 토론을 나누며 시청자들끼리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또 출연자 곽튜브와 관련한 유행어가 SNS상으로 퍼지면서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MZ세대의 언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신조어를 만든 적이 있어요. 기쁘거나 슬프거나 사용할 수 있는 ‘곽’같다 라는 표현인데, 무심코 만든 신조어를 많은 분들이 댓글로 남겨줬어요. ‘곽같다’는 물론이고 ‘곽나’, ‘곽같네’, ‘곽됐다’ 등등 활용된 표현들이 많았습니다. 콘텐츠의 파급력을 확인한 동시에 욕설을 순화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심 PD는 ‘집밥 백선생’, ‘SNL 코리아9’, ‘플레이어’ 등 tvN에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연출해 왔다. ‘터키즈 온 더 블록’를 통해 유튜브 콘텐츠에 첫 도전, ‘바퀴 달린 입’까지 성공시켰다. ‘SNL 코리아’ 디지털 쇼트를 연출하며 숏폼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유튜브 콘텐츠의 핵심은 단순함이라고 생각해요. 주절주절 설명이 많지 않아도 되고, 쓸데없이 고퀄리티를 지향할 필요도 없거든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 담백하게 전달하고 끝내죠. 단순하지만 밀도가 높아야 해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걸 담아야 하니 압축은 필수입니다. 길게 설명할 걸 아주 짧게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바퀴 달린 입’ 중간에 삽입되는 주제공개 장면처럼요.”

(사진제공=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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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디어 플랫폼 시장은 급변기에 있다. 빠르게 피고 지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방송계도 무던히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퀴 달린 입’ 또한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공략, 시기적절하게 치고 들어간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에 심 PD는 오히려 ‘초심’을 강조했다.

“존경하는 피디 선배가 하신 말씀인데, ‘중국 역사를 보면 항상 변방의 침략에 의해 대세가 바뀌기 때문에 항상 대세와 변방의 자세를 겸비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바퀴 달린 입’은 현재 TV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변방의 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맛이 그것이죠. 영화나 음악의 역사를 봐도 규격화되면 될수록 얼터너티브 장르가 다시 급부상합니다. 만에 하나 ‘바퀴 달린 입’이 대세가 된다고 하면, 다시 초심으로, 변방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심 PD는 ‘터키즈 온 더 블럭’, ‘바퀴 달린 입’ 두 프로그램을 함께 연출하고 있다.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는 심 PD다. 향후 ‘바퀴 달린 입’에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는 가수 장기하를 꼽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구상 중인 새 프로그램에 대한 귀띔과 프로그램을 사랑해주는 시청자들에게 인사도 전했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터키즈 온 더 블록’류의 인터뷰 쇼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어떻게 결부시킬 지 고민 중이에요. 인터뷰 계의 이단아 이진호도 함께할 예정이고요. 방구석에서 저희끼리 떠드는 걸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들이 많이 봐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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