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검수완박’되면 제2의 ‘정인이’·‘원영이’ 사건 처벌 어려워져”

입력 2022-04-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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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기자 gusdnr8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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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이뤄지면 정인이 사건, 원영이 사건 등 처벌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대검 형사부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체적 사례를 들어 검찰 보완수사 폐지의 문제점을 이같이 지적했다.

형사부는 “보완수사 대상은 검찰 처리 사건의 대부분이고 검사는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고 밝혔다. 또 “송치기록 검토만으로는 기소 여부 판단, 경찰의 과잉·부실 수사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짚었다.

형사부는 “기록만으로 실체진실을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찰, 법원과 달리 유독 검사만 서류만으로 판단하게 돼 불합리하고 ‘환자를 진찰하지 말고 처방·수술을 한다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아울러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실체진실을 신속히 밝히거나 피해자를 구제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20여 개 사건을 예로 들어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나타날 문제점도 지적했다. 대체로 개정안이 적용되면 구속 기간 10일 이내에 추가 수사 없이 경찰이 보낸 기록만으로 판단해야 해 문제가 됐다.

정인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동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전문가 감정, 대검 통합심리분석,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등 추가 수사를 할 수 없어 양모를 ‘살인죄’로 처벌받게 할 수 없게 되고 양부의 학대 범행도 추가 인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원영이 사건은 “검경 합동수사회의를 개최해 암매장 사체를 찾아내거나 검찰이 송치받아 전문가 감정, 피의자들 도사 등을 할 수 없어 구체적인 사망일시나 원인을 밝힐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경찰이 사체를 발견하지 못해 계모와 친부를 아동학대로만 의율했으나 검찰 송치 후 살인죄로 기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10여 명의 검사가 수 개월간 의학자, 독성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해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 있었고 검찰 압수수색을 통해 제조업체가 실험결과를 은폐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형사부는 “박사방 사건같은 대규모 디지털성범죄가 발생하더라도 범죄집단조직죄로 인지·기소할 수 없어 조주빈 같은 주범도 징역 42년이라는 중형 대신 단순 성착취범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대검 인권부는 “개정안은 매우 단시간에 성안되면서 상호 모순되거나 집행 불가능한 조문을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완전한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인권부는 △경찰의 독자적 구속 기간 연장 △경찰의 독직폭행 등에 대한 검찰 수사 형해화 △체포·구속장소 감찰시 위법하게 체포, 구속된 자에 대해 석방요구만 가능 △검사의 구속취소·구속집행정지 권한 삭제 등에 중대한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인권부는 “검찰은 수사의 비례성,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크고 작은 자체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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