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베이지북 “인플레 압박·우크라 전쟁에 미래 성장 먹구름”

입력 2022-04-21 14:18 수정 2022-04-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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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당분간 이어질 것 전망
인플레 압박 요인으로 노동력 부족·임금 상승 주목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중립금리 수준으로 신속히 인상해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경. 워싱턴 D.C./신화뉴시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경. 워싱턴 D.C./신화뉴시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경제 성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4월 중순까지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지만, 최근 지정학적 진전 상황과 치솟는 물가로 인한 불확실성이 미래 성장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운다”고 지적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2월 하순부터 4월 11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이다. 베이지북은 “지난번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며 “기업들은 계속해서 원가 상승을 빠르게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뉴욕 연은은 “관할 구역 내 다수 기업이 공급망 관련 비용 증가로 향후 몇 달 사이 판매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이번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이는 요소로 노동력 부족과 이로 인한 임금 상승 현상을 주목했다.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은 근로자들이 이에 반발해 노조 결성을 추진할 정도로 임금 상승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지역 연은이 고용 유지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보고서 설문조사에서 미니애폴리스 지역 기업들은 “임금 인상이 신규 채용이나 고용 유지 문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더는 급여를 인상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임금 상승 압박과 근로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 추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베이지북은 연준이 40여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서고 양적긴축에도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나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네바다주립대 연설에서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신속히 올려야 한다”며 “향후 몇 달 동안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경제를 가벼운 침체에 빠뜨릴 수 있지만, 내 판단에 경제는 탄력적이며 이런 조정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위원 대부분은 중립금리가 2.25∼2.5%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현재 0.25∼0.50%인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이 수준에 도달하려면 올해 남은 6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중 0.5%포인트 인상이 2회 필요하다. 그만큼 더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셈이다.

일부 연준 위원은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물가 상승세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이 이어진다면 물가 상승 통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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