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게 브랜드, 내가 만든다” 소상공인 상표출원량 급증

입력 2022-04-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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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ㆍ외식업체 "마케팅 중요"…로고 디자인ㆍ굿즈 등 직접 제작
작년 출원 35만 건, 절반이 개인…5개월 걸리던 심사 11개월 걸려

지난 3월 경기도 용인에 샌드위치 전문점을 연 김철수·이지혜 사장은 메뉴 개발은 물론 브랜딩에 많은 고민을 기울였다. 로고 디자인과 함께 마스킹 테이프 같은 굿즈도 제작했고, 상표 출원도 신청했다. 이지혜 사장은 ”가게 이름 마카모인의 ‘마카’는 강원도 방언으로 모두라는 뜻이다. 모두 모인이라는 이름처럼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처럼 ‘내 가게, 내 브랜드’를 만드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늘면서, 특허청의 상표 출원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2021년 상표출원량은 약 35만 건으로 2017년 23만 건에서 51% 증가했다. 상표출원인의 대부분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출원인의 48.1%가 개인이었고, 35.8%가 중소기업이다. 업종별로는 온라인·외식업 서비스 분야가 두드러진다. 도·소매업, 숙박업, 음식점업 등 3대 자영업 업종이 전체 국내 상표 출원의 24.2%를 차지한다. 해당 출원 건수도 지속해서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2017년 1만 7829건에 불과했던 음식·숙박업의 상표 출원 건수는 2만 6101건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도·소매업은 2만 5561건에서 5만 2135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소상공인의 상표 출원이 증가하는 건 온라인 쇼핑 및 외식업 등 상표가 민감한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영업 시장이 치열해지며 마케팅·홍보가 중요해졌고, 이른바 ‘덮죽 사태’ 등으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자영업자 사이에서 권리 의식이 강해졌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재능 공유 플랫폼을 통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로고 디자인 제작 등을 의뢰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마카모인’의 마스킹 테이프. 김철수·이지혜 사장처럼 자신의 가게를 브랜딩하고 상표 출원을 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마카모인’의 마스킹 테이프. 김철수·이지혜 사장처럼 자신의 가게를 브랜딩하고 상표 출원을 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상표 출원 신청이 늘어나며 심사 기간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5개월에 머물렀던 상표 출원 심사 처리 기간은 지난해 평균 10.8개월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미처리 건수도 9만 4000건에서 32만 5000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2017년 123명이었던 심사관 수는 지난해 149명으로 2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허 법인 인벤싱크의 장성 변리사는 “최근 상표 출원 심사 기간이 길어지며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만약 비슷한 상표가 있어 출원이 안된다는 통지를 받으면, 그 통지에 대한 대응 기간 4개월을 더해야 돼 기간이 상당히 길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심사 처리 기간이 늘어나면, 출원인의 시간적 부담과 함께 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만약 등록이 불가한 상표라면 간판을 내리고 로고를 박았던 상품들을 폐기해야 하는데, 그 결과를 1년 뒤에 알 수 있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지난해 평균 심사 처리 기간이 10.8개월로 최고치를 찍고, 올해 벌써 11개월을 넘어가고 있다”라면서 “상표 출원량 증가에 따른 심사 인력과 예산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김철수·이지혜 사장이 지난 3월 문을 연 샌드위치 전문점 마카모인의 로고. 현재 마카모인은 상표 출원을 신청한 상태다.
▲자영업자 김철수·이지혜 사장이 지난 3월 문을 연 샌드위치 전문점 마카모인의 로고. 현재 마카모인은 상표 출원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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