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재직 당시 학회 참석을 위한 해외 출장에 가족을 동반한 사실이 알려지며 ‘아빠 찬스’ 연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실은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이 후보자의 출장 기록과 과기부의 후보자ㆍ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출입국 기록을 토대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7년 6월 4일~9일 일본으로 6일간 출장을 떠나며 아들 이 모 씨와 아내 이 모 씨를 동반했다. 당시 아들 이 씨는 2017년 5월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해 휴학 중이었다. 이 후보자는 2017년 12월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9일 동안 출장을 가면서도 배우자와 함께 출국했다. 일본 출장은 기업 지원을 받았고, 미국 출장은 서울대가 경비를 부담했다.
각 출장 기간 이 후보자와 가족의 출입국 기록은 일치한다. 가족들이 출장 기간 내내 이 후보자와 함께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후보자는 출장에서 돌아온 뒤 여행 개요와 일정이 담긴 A4용지 1장짜리 ‘공무국외여행 결과보고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조승래 의원은 “장관은 공사 구분이 특별히 중요한 자리”라며 “국민의힘도 과거 청문회 때 유사한 이유로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이 후보자도 엄격한 잣대로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가족의 항공권 등을 사비로 냈고, 출장 경비는 규정에 맞춰 정산했다며 아들이 특별한 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후보자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일본 학회 참석 시 아들을 동반했으나 동행한 아들은 학회에 참석하지 않고 개인 일정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출장 경비 또한 여비 지급 규정에 맞게 정산하고 가족 관련 비용은 자비로 부담했다”며 “숙박 비용은 1인 투숙 기준 비용만 출장비로 정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2년 이후 국제 학회 참석을 위해 49회의 국외 출장을 다녀왔지만, 자녀를 동반한 경우는 해당 출장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의 아들이 이 후보자와 오랜 기간 공동연구를 진행한 SK하이닉스에서 2019년에 6주간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력에 대해서도 ‘아빠 찬스’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자 측은 “당시 인턴 프로그램은 서울대 전기ㆍ정보공학부를 통해 붙은 공고를 확인해 지원한 것”이라며 “이 후보자의 아들이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도 함께 지원했고 아버지와 세부 전공도 달라 특혜를 받을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