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집중해부] 기로에 선 독일 경제, 공급망 재편 시험대 되나

입력 2022-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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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04-24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독-러 지난해 교역액 598억 유로에 달해...전년비 34.1% 급증
독일 탈러시아 행보에 유럽경제 전망 하향 조정 압박 커질 수도

▲독일과 러시아 무역규모 추이. 노란선 독일의 대러 수입액. 하늘선은 독일의 대러 수출액. 단위 1000유로. 출처 CNBC
▲독일과 러시아 무역규모 추이. 노란선 독일의 대러 수입액. 하늘선은 독일의 대러 수출액. 단위 1000유로. 출처 CNBC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독일 경제가 갈림길에 서게 됐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이어진 데탕트(동서 긴장 완화)의 흐름을 타고 러시아와 경제 교류를 깊게 해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세기 만에 양국의 관계는 단절의 시대로 회귀하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독일이 현재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그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향후 전 세계 공급망 재편과 그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은 무역과 경제에 있어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역사와 문화 측면에서 공유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전년 대비 34.1% 증가한 598억 유로(약 80조4300억 원) 달했다. 이 기간 수입과 수출 모두 증가했는데, 특히 독일이 대러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54.2%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 천연가스, 금속 및 석탄 등 제조업 동력에 필수 요소들이다. 무역에서 대러 의존도 역시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당장 러시아와의 무역이 단절될 경우 독일의 제조업이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 그룬왈드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타격은 국내총생산(GDP)과 고용 감소와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일종의 거시적 금융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독일이 수입을 중단하든 러시아가 이를 중단하든, 이는 단순히 천연가스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일 내부에서도 러시아와의 단절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익을 무시할 수 없다며 대러 제재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경제적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탈(脫)러시아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다. 독일산업연맹(BDI) 차원에서 탈러시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유통 기업들 비롯한 일부 업종에서는 탈러시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유통 기업은 “고용에 대한 책임이 있고,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식품을 공급받고 있다”면서 러시아 내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본사 앞에는 이를 반대하는 반대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독일의 탈러시아 행보는 독일 경제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독일의 탈러시아 행보는 유럽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큰 문제”라면서 “만약 독일이 본격적으로 탈러시아 행보에 동참하게 된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6월 이후의 경제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가 내놓은 3월 경제전망에는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나 독일 기업의 러시아 사업 완전 철수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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