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위원장 "정치권 모습 국민께 개혁 의지 보여주지 못해"
"검찰 수사권 조정 관련 재논의 이뤄져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여야 원내지도부가 서명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안과 관련해 "정치권이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정치인들이 스스로를 검찰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느냐"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의 기존 6대 범죄(부패ㆍ경제ㆍ공직자ㆍ선거ㆍ방위사업ㆍ대형참사) 수사권 가운데 부패ㆍ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한 것이 골자다.
일각에서는 공직자, 선거범죄를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여ㆍ야의 야합이라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원장이 아닌 개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 "검수완박은 대한민국 70년 사법 체계를 흔드는 일로 구체적인 논점은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라며 "이 문제를 통해 국민의 눈에 정치인이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울 때 국민께 고통을 분담해달라고 얘기하려면 정치인들이 먼저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검수완박에만 몰두하는 정치권 모습은 국민께 희생의 모습도 개혁의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원칙보다 자신의 특권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곧 둘 다 잃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며 "국민 눈높이 맞게 새 정부의 개혁 의지를 보여드리는 차원에서라도 이 문제가 제대로 재논의되길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