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판매 대수 감소, 고부가 가치 차량 판매 등으로 상쇄
2분기 경영환경 어려울 전망이나 올해 가이던스는 그대로
현대자동차가 반도체 공급 부족 지속 등 악재 속에서도 시장 전망을 넘어서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서초 양재동에서 2022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액은 30조2986억 원, 영업이익은 1조92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0.6%, 16.4%에 달했다.
이는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29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조6600억 원으로 예상해 전년보다 0.1%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차량 판매 대수가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글로벌 차량 도매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해 90만2945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제네시스 신차 등의 판매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과 중국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8.0% 감소한 15만209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해외 시장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전년보다 7.8% 줄어든 75만847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처럼 판매 대수 감소에도 매출액이 10.6%나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제네시스·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차량 판매 대수 감소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매출 원가율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하락한 80.9%를 나타냈다. 단 매출액 대비 판매비·관리비 비율은 마케팅 비용 및 투자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4% 높아진 12.7%를 기록했다.
이처럼 판매 대수 감소에도 실적이 개선된 결과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6.4% 증가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6.4%를 기록했으며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2786억 원, 1조7774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2년 1분기 경영실적과 관련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 영향 지속으로 1분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선진국 중심의 지역 믹스 개선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 진정되고 반도체 부족도 안정화되며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의 도시 봉쇄로 인한 부품 수급 불균형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 및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차는 앞서 발표한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올해 연결 부문 매출액 성장률 전년 대비 13~14%,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5.5~6.5%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본격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2분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연초 공개한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