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게 왜 인기야?”…‘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입력 2022-04-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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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위즈덤하우스)
▲(출처=위즈덤하우스)

콘텐츠 대폭발의 시대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화제성을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이로 인해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세상에는 자극적인 문구와 이미지가 난무한다. 이 와중에 무해하고 선한 콘텐츠로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SBS PD 옥성아와 kt seezn 콘텐츠팀의 채한얼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힐링 뮤직 토크 콘텐츠를 표방한 ‘고막메이트’라는 프로그램을 지난 3년간 공동으로 제작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작사가 김이나, 래퍼 딘딘,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싱어송라이터 정세운 등 4MC가 출연해 고민을 보낸 사연자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해결법을 제시하고 위로를 전하는 콘셉트다.

‘고막메이트’는 2019년부터 3년간 80여 개 에피소드, 4500만 조회 수 달성, 유튜브 구독자 33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자극적인 문구나 이미지 없이 말이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자극적이고 매운맛 콘텐츠들 사이에서 위로와 공감이 주제인 무해한 음악 토크 콘텐츠가 스스로의 산뜻한 본질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책 ‘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에는 옥성아와 채한얼이 ‘고막메이트’를 탄생시키고 발전시켜온 과정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진정성의 힘’, ‘관계성의 힘’, ‘공감의 힘’, ‘함께 만드는 힘’ 등의 관점에서 무해하고 따뜻한 콘텐츠 제작 방법을 전한다.

옥성아는 “콘텐츠가 힘을 가지려면 그것이 ‘진짜’여야 한다. ‘고막메이트’의 장수 요인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바로 ‘진정성(authenticity)’”이라며 “주제를 선정한 후 4MC의 생각과 이야기를 세심하게 인터뷰하고, 공들여 대본을 작성하고, 녹화 당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MC들과 제작진은 물론 고민을 보내오는 사연자들 사이에 밀도 높은 유대감이 형성된다.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있다. 바로 하나의 정답이 아닌 각자의 해결법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일이다. 채한얼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기에 나의 조언이 상대방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려면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취향의 시대가 선택한 콘텐츠 성공의 비밀

옥성아는 콘텐츠 제작 비법으로 가장 먼저 ‘시각적 차별화’를 꼽는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잘 발견되도록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차별화하는 것은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며 “‘고막메이트’라는 콘텐츠를 한눈에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채널명, 로고, 채널 대표 이미지, 미리보기 이미지, 영상 내 인트로와 아웃트로 등 호기심을 유발하면서도 통일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구축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콘텐츠의 결에 맞는 메타데이터 작성이다. 메타데이터란 영상과 관련된 제목, 설명, 해시태크와 같은 콘텐츠의 부가적인 정보를 말한다. 이 메타데이터가 영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옥성아는 “‘고막메이트’의 결에 맞는 최적의 메타데이터 구축은 콘텐츠를 설명하는 텍스트를 명확하게 잘 쓰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검색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은 ‘밀도 높은 커뮤니티 구축’이다. 옥성아는 “시청자가 계속해서 우리 채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롱런하는 콘텐츠로 가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오래 머무를수록 콘텐츠와 상호작용을 하며 스스로와 콘텐츠를 동일시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되면 주변인들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내줄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고 말한다.

‘고막메이트’가 밀도 높은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서 내세운 슬로건은 바로 ‘판단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다’였다. 채한얼은 “내가 힘들 때 이야기를 들어주고, 믿고 응원해주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 그리하여 결국 스스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상처가 아물고 마음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고막메이트’의 지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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