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도 ‘위태위태’... ‘저가매수’ 쓸어담은 ‘빚투 개미’ 어쩌나

입력 2022-04-27 15:04 수정 2022-04-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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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증시가 휘청이자 ‘빚투(빚내서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반대매매 공포에 휩싸였다. 반대매매는 자기 돈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을 샀는데, 약속한 만기 내에 갚지 못한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 기간 내에 미리 설정한 담보유지비율에 못 미치면 처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코스피가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그만큼 개미들의 손실도 커지게 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지난달 25일~4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7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해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들은 각각 4조7000억 원, 2조1300억 원 순매도 대금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빚내서 주식을 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2조37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23조3284억 원 대비 1조 원 가까이 줄어들긴 했지만, 2019년 평균 10조 원, 2020년 평균 19조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1조8805억 원으로 지난달 25일(11조5450억 원) 대비 2.70%가 증가했다.

반대매매 비중 역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 25일 기준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6%를 기록했다. 해당 거래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2075억3300만 원)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157억7250만 원이다. 지난 3월 24일(4.2%)과 비교했을 때 한 달 만에 3.4%가 증가한 셈이다.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도 반대매매 규모와 신용거래 융자 규모가 여전히 증가한 이유는 현재 시장 전반의 약세 장세를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도 대내외 매크로 영향 가능성을 지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의 변동성 장세는 금리인상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이 하락 압력을 받은 것이 원인”이라며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알 수 없다. 6월 이후 점도표를 통해 장기 전망을 알기 전까지는 지금의 변동성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연준 긴축, 이번 주 중국의 락다운 연장과 빅테크 실적에 대한 불안들이 작용하면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본다”며 “다음 주에 있을 FOMC 발표 이후에야 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 “최근 미국 증시의 경우 ‘패닉 셀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패닉 셀링에 동참하는 것보다 한국 증시는 주식이나 펀드멘탈 쪽으로 좀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분할매수 측면에서 보는 게 더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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