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윤석열 정부, 외국 투자 늘리려면 규제 개혁해야”

입력 2022-04-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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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 제공)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 제공)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주장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7일 ‘차기정부에 바라는 외투기업 투자확대 방안 및 제언’을 주제로 제20회 산업발전포럼 겸 제2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2016~2020년 중 외국인투자(FDI) 유출 대비 유입이 베트남 25.4배, 영국 4.6배, 미국 2.3배, 이태리 1.0배에 이르는 반면 우리는 0.4배로 독일·캐나다·프랑스 등의 0.5배보다도 저조하다”며 “일본은 유출 대비 유입이 0.1배로 가장 좋지 않고 우리는 유입 610억 달러, 유출 1669억 달러로 그 다음 좋지 않다. 이는 다국적기업 입지 관련 국가경쟁력이 우리의 독특한 규제 양산 등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회장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의 역작용으로 기업의 비정규직 활용은 늘어났으나 외국과 달리 최대 2년간 활용 제한,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 파견근로 불허용,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 등으로 시장 상황별 다양한 고용형태 활용이 어렵다”며 노동 유연성 부족을 지적하고, 통상임금이나 사내하도급 등에 대한 법원과 행정부의 해석 차이도 문제 삼았다.

또 “매년 교섭, 낮은 파업찬성률 요건, 찬반투표 유효기간 부재, 쟁의 행위 사용자 대항권 부재 등도 우리만의 독특한 규제”라며 “우리나라에선 비정규직 파견이 불가하고 직원 전환배치와 공장간 물량조정 시 노조와 사전합의가 필요하나, 독일, 미국 등에선 자유로우며 사적 자율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획일적 최저임금 역시 문제 삼으며 “최저임금이 2018년 16.4%, 2019년 10.9% 인상된 이후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5년 11.4%에서 2018년 이후엔 15%를 넘어섰고 2020년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5%로 미국 29.5%, 캐나다 49.0%, 영국 57.6%를 넘어선 세계 최고수준이 됨으로써 입지경쟁력 약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세경쟁력에 대해서도 “우리의 법인세 최고구간 세율은 27.5%로 OECD 37개국 중 10번째, OECD 평균 22.9% 대비 4.6%포인트 높다"며 "21개국은 법인세율을 인하한 반면, 우리는 2017년 말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고 과표구간도 3개에서 4개로 늘림으로써 OECD 국가 중 우리는 유일하게 과표구간 4개를 갖는 나라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외국인 기업이 인식하는 우리의 경영여건은 국내 기업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외국보다 좋지는 않아도 최소한 동등한 기업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시장경제와 규제개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역시 “최근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정책을 채택하여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등을 통해 외국인투자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이날 첫 주제 발표를 맡은 장윤종 KDI 초청연구위원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한국의 투자환경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장 위원은 “신냉전,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한미 혁신 동맹 지향, 한국의 신흥기술 역량 배양 등의 조건과 5월 출범할 신정부의 산업전략에 따른 외국인투자의 필요성이 결합하면서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제2의 붐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트라에서 실시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한국 경영환경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6.7%만 전반적 경영환경에 만족한다고 답변하였고 ‘노무환경’, ‘세무환경’, ‘규제환경’이 중점 개선영역으로 분석됐다”며 “노무환경 분야에서는 높은 임금 수준과 인력 수급 애로, 규제환경 분야에서는 정책 정보 취득의 어려움, 세무환경 분야에서는 번번한 세법의 개정과 세무조사 관련 애로 사항이 문제점으로 꼽혀, 이 부분의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킴 AMCHAM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무역/클라우드 컴퓨팅, 제약/의료기기, 노동법, 공정무역, 자동차 산업 등에 존재하는 한국 특유의 규제를 세계 표준에 맞추고, 최저임금 상승률을 억제하여 국내 비즈니스 운용 비용을 낮추고, 임원 관련 규제(CEO Risks)를 완화하는 등의 기업 환경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외국인 투자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세율, 노동유연성, 정책 안정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개선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어크 루카트 ECCK 회장은 “ECCK는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시장의 개혁은 기업의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으로 현 주 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하여 기업의 생산, 연구 현장 혹은 성수기 등의 상황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밖에 해고의 자유를 더 넓게 인정할 필요성, 중대재해처벌법의 재검토, 국내 규제와 국제 규제의 부합 등을 주장하며 “이를 위해 비관세 무역 장벽, 한국 고유의 주류 온라인 판매 제한과 같은 규제들을 개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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