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저가’ 찍은 삼성전자, ELS도 원금손실 ‘비상’

입력 2022-04-28 15:20 수정 2023-12-0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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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기초자산 주식형 ELS 10개 중 9개 원금 손실 우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직장인 A 씨는 ‘8만전자’이던 작년 8월 삼성전자를 단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가입했다. 기준가는 8만1500원. 상환 조건은 평가 당일 주가가 기준가의 100% 이상일 때다. 작년 11월과 올해 2월 조기상환 심사가 이뤄졌지만, 상환이 밀렸다. 주가가 기준가 위로 오른 적이 없는 탓이다. 다음 달 한 차례 더 중간평가를 거쳐 8월 만기지만, 5월에도 주가는 기준가를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만기평가일에도 원금손실이 우려된다. 3개월 사이에 주가가 25% 이상 상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 회사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우려도 커졌다. 특히, 만기가 곧 도래하는 주식형 ELS는 발행 당시 기준가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탓에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신고가를 찍었던 지난해 1월부터 올해까지 삼성전자 1개만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국내주식형 ELS(공모형)는 149개다. 발행금액은 748억 원이다. 이 가운데 만기일이 남아 있는 종목 97개 중 83개(87%)가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한계선)를 터치했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의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수익이 발생하면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된다. 그러나 해당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하락장에서는 만기가 돼도 원금손실 우려가 크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식형 ELS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기초자산을 2개 이상으로 발행한 혼합형 등과 사모형 발행까지 확대하면, ELS 규모는 더 커진다. 올해에만 삼성전자 ELS 발행금액은 1445억 원으로 종목수만 140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1조4213억 원(종목수 947개)가 발행됐고, 재작년에는 1조3962억 원(1026개) 규모의 발행량을 기록했다.

(출처=유안타증권)
(출처=유안타증권)

문제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1년 새 주가등락률은 -22%에 달한다. 이달 들어선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초 9만 원대에서 6만 원 중반까지 가격이 내려왔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또다시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그만큼 원금 손실 구간에 놓인 ELS도 많아지게 됐다.

예컨대 작년 9월 7만7300원에 기준가가 형성된 메리츠증권3210(ELS)의 경우 기준가 대비 하한배리어 비율이 90%다. 하한배리어 가격은 6만9570원이 된다. 즉, 삼성전자 주가가 심사 당일 종가 기준으로 6만9570원보다 아래에 있으면 상환이 밀리게 되고, 만기일까지 주가가 기준가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원금손실이 확정되는 것이다. 이 상품의 만기일은 9월이다.

다만, ELS 계약만기일 전까지 주가에 따라 손실 비율이 달라져 만회 가능성도 있다. 기초자산을 여러 개 묶는 혼합형의 경우 함께 묶인 종목, 글로벌 주요지수에 따라 손실률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혼합형이 아닌 주식형 중 삼성전자를 단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주식형과 혼합형 ELS의 기초자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테슬라, AMD, 엔비디아의 선전과 삼성전자의 부진을 들 수 있다”며 “작년 2분기까지 주식형과 혼합형 기초자산 종목 중 단연 1위가 삼성전자였지만, 주가 부진으로 해외 주식에 그 자리를 완전히 내줬고 올 1분기에 삼성전자는 4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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