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분양 주택 급증…분양 불패 신화 사라지나

입력 2022-05-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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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이투데이DB)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이투데이DB)

서울 부동산 분양 시장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미분양 주택이 급증했고, 아파트 청약에서는 본계약에서 마감되지 못한 채 무순위 청약으로 이어지는 단지가 줄을 잇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강화하고, 새 정부 출범 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분양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기준 서울에서 미분양된 민간분양 주택은 전체 180가구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전월 47가구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에서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증가한 건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2020년 2월 112가구에서 같은 해 3월 91가구로 감소한 뒤 올해 2월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3월, 25개월 만에 세 자릿수로 증가했다.

미분양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평형에서 많았다. 전용 40~60㎡가 116가구, 전용 40㎡가 62가구로 전체의 98%가 소형이었다. 반면 전용 60~85㎡ 중소형은 2가구, 85㎡ 초과 대형면적은 0가구로 집계됐다.

3월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어난 건 동대문구 일대 도시형 생활주택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해서다. 이 단지에서 전체 213가구 중 133가구가 미분양됐다. 지역별로 △동대문구 133가구 △강동구 41가구 △광진구 3가구 △중구 2가구 △구로구 1가구 순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았다.

최근 서울 부동산 분양시장 열기가 식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은 지난해 이른바 청약 불패를 이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미계약이 속출하면서 무순위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가 계약일 이후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 판정을 받을 때 다시 무작위 추첨하는 것을 말한다.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격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계속된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과 더불어 새 정부 출범 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개봉동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이 미계약 분 28가구에 대해 지난달 27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앞서 이 단지는 2월 청약 당시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101가구 모집에 1400여 명이 몰렸다. 그러나 정작 전체의 28%가 미계약되면서 무순위 청약에 나선 것이다.

올해 서울의 첫 분양 단지였던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역시 1월 일반분양에서 18가구가 미계약되면서 3월 30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시 295가구 모집에 1만157명이 몰려 평균 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같은 달 분양했던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역시 전체 216가구 중 198가구가 미계약되면서 지난달 1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집값 고점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 부담으로 청약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분양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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