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장 확대…방송사 예능 PD들 대이동 시작됐다

입력 2022-04-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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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방송국 간판 프로듀서(PD)들이 대거 이동 중이다. 콘텐츠 회사들이 인재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부터다. 특히 CJ ENM 예능 PD들의 줄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JTBC가 이들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또 다른 PD들은 직접 제작사를 차리거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넷플릭스 등 OTT가 주도하는 K-콘텐츠 신드롬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방송계에 따르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의 김민석 PD와 박근형 PD가 JTBC로 이적 논의 중이다. 2018년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유퀴즈’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tvN 간판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으로 논란을 빚으며 윤 당선인 출연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CJ ENM은 최근 잇단 인력 유출을 겪고 있다. 2월 종영한 예능 ‘엄마는 아이돌’을 연출한 민철기 PD는 JTBC로 이적했다. ‘여고추리반’, '대탈출’ 등 히트작을 연출한 정종연 PD와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 PD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 방송사 소속 PD들의 이적도 줄을 잇고 있다. SBS에서 ‘아빠를 부탁해’, ‘K팝스타 시즌2·3’, ‘정글의 법칙’ 등을 연출한 민선홍 PD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채널A 인기 예능 ‘도시어부’를 연출한 장시원 PD는 JTBC 산하에 레이블을 설립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사진제공=티빙)
(사진제공=티빙)

스타 PD들의 이동은 올 초부터 눈에 띄게 많아졌다. 대표적 스타 PD인 김태호 PD는 올해 MBC를 퇴사, 새로 제작사를 설립했다. 첫 연출작으로는 OTT 티빙과 손잡고 이효리의 서울 나들이를 담은 ‘서울체크인’을 론칭했다.

tvN ‘SNL 코리아’를 만든 안상휘 CP는 제작사 에이스토리로 자리를 옮겨 쿠팡플레이를 통해 새로워진 ‘SNL 코리아’를 방영 중이다. KBS 장수 예능 ‘불후의 명곡’을 오래 이끈 권재영 PD는 위지윅스튜디오 계열 A9미디어로 이적했고, 앞서 TV조선에서 ‘미스트롯’ 시즌1을 만들어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문경태 PD는 MBN으로 옮겼다.

PD들의 잇단 이동은 뉴미디어 확대와 관련됐다는 분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사 소속이 아닌, 자유로운 환경에서 소재나 형식에 제한이 없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게 됐다”며 “OTT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가 공개되고 이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게 돼 기회가 열려있는 외부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능 PD들의 이적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콘텐츠 업계에서 역량을 입증한 PD들은 몸값을 높이며 적을 옮겼다.

특히,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의 2~3년차 PD들이 공중파로 이적하는 것 또한 하나의 공식이 됐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만큼 PD들의 이적이 예전보다 자유로워졌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예능 PD들의 이적은 꾸준히 있었다”면서 “최근 ‘유퀴즈’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PD들의 이적이 크게 조명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연출자인 PD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스타PD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들의 이동 또한 관심사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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