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금리, 0.13%포인트 올라 5.46%
전체 가계대출 금리 3.98%… 2014년 5월 이후 가장 높아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며,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4% 턱밑까지 상승했다.
은행권의 수신 금리도 오르며,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를 말하는 예대마진(신규취급 기준)은 전달보다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3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4%로 전달(3.88%)보다 0.04%포인트(p) 감소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6월부터 계속 올라 올해 2월까지 9개월 사이 1.14%포인트나 뛰었는데,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은행권 대출 문턱 낮추기가 주담대 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 작년 하반기 강한 규제를 시행했던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서서히 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대출 수요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탓이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2004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새 0.13%포인트 올라 5.46%에 이르렀다. 2014년 7월(5.59%) 이후 최고 기록이다. 대출 금리에 기준이 되는 ‘시중 금리’가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 긴축 행보로 들썩인 영향이다. 대표적인 시중 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지난달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로써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3.98%로 집계됐다. 전월(3.93%)보다 0.05%포인트 오른 것으로, 2014년 5월(4.02%) 이후 가장 높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 보증 대출금리가 우대금리 인상 등으로 내렸으나 일반신용, 집단 대출금리가 지표금리 상승 및 저신용 차주에 대한 고금리대출 취급 등으로 오르면서 전체 가계대출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계대출 중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신규취급 기준 22.1%에서 19.5%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3.12%로 전달과 같았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3.57%로 0.02%포인트 내렸다. 다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확대되며, 전체 기업대출 금리(연 3.39%)는 2월(3.37%)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2019년 9월(3.4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폭 올랐다.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 평균은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3.50%로 집계됐다. 반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은 1.74%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저축성수신 금리)는 2월 1.81%포인트에서 3월 1.76%포인트로 0.05%포인트 축소됐다. 작년 12월(1.55%포인트) 이후 최저치다.
잔액 기준으로 총수신 금리(0.96%)와 총대출 금리(3.28%)는 전월보다 각각 0.03%포인트, 0.08%포인트 올랐다. 예대금리차는 0.05%포인트 확대된 2.32%포인트로, 2019년 3월(2.32%p) 이후 최대치다.
은행 외 금융기관 가운데 신용협동조합의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43%로 한 달 새 0.07%포인트 올랐고 상호저축은행(2.50%), 상호금융(2.01%)도 각 0.05%포인트, 0.04%포인트씩 예금금리가 높아졌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2.43%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줄었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9.24%, +0.14%포인트), 신용협동조합(4.47%, +0.06%포인트), 상호금융(3.96%, +0.06%포인트), 새마을금고(4.48%, +0.18%포인트) 모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