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없나요”…서울 아파트 시장, 매매는 ‘잠잠’ 전세는 ‘불안’

입력 2022-05-01 16:00 수정 2022-05-0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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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어 공급 감소율 전국 2위
'이사철' 4월 거래량 2월보다 적어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심상찮다. 전세 물건은 25개 자치구 대부분 지역에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거래량도 수개월째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아파트 매매 물건이 늘고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전세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전세 신고가 사례도 서울 전역에서 속출하고 있다.

1일 부동산 빅데이터앱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한 달 전보다 약 13% 줄었다. 이 기간 서울 전세 매물은 2만9627건에서 2만5853건으로 12.8% 하락했다. 이는 제주(-18.5%)에 이어 전국 감소율 2위 규모다.

자치구별로 보면 사실상 모든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실종됐다. 이 기간 강동구는 1300건에서 985건으로 줄어 24.3% 하락했다. 성북구 역시 1333건에서 1021건으로 줄어 23.5% 줄었다. 강남구와 용산구 역시 14%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 매물이 늘어난 곳은 관악구(2.5%)와 강북구(7.7%) 단 두 곳뿐이다.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있지만, 전세 수요는 여전히 많아 앞으로 전셋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크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6.4로 3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123.5보다 2.9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0에서 200 범위 이내에서 공급과 수요 비중을 나타낸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을 뜻한다.

‘전세 가뭄’이 계속되자 전세 신고가 계약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성동구 송정동 ‘서울숲 아이파크’ 전용면적 116㎡형은 지난달 28일 종전 최고가보다 8000만 원 오른 9억3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27일에는 강남구 '청담자이' 전용 49㎡형이 지난해 6월 종전 최고가 12억5000만 원보다 3억 원 치솟은 15억5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전세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면서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전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전세 거래 건수는 1만98건으로 지난 2월 거래량 1만1457건보다 1300건 이상 줄었다. 올해 서울 전세 거래 건수는 1월 1만985건을 기록한 뒤 지난 2월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달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아파트 매매량은 1월 1087건, 2월 810건을 기록한 뒤 지난달 1422건으로 반등했다.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줄다가 지난달 반등했지만, 전세 거래량은 2월보다 줄어들어 전세 불안 상황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8월 이후 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신규 전세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0년 7월 시행된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은 기존 전세계약을 집주인 실거주 사유가 아니면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보장한 제도다. 해당 계약이 끝난 매물이 8월부터 많이 오른 새 전세 계약금으로 실거래되면 폭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8월 이후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이 만료된 임대주택에 대해 신규 임대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8월 곧장 전세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고, 하반기 이후 전세 시장에서 시세 반영 신규 계약과 기존 연장 계약 금액 차이가 발생하는 ‘이중 가격’ 현상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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