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퀴즈') 제작진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 논란과 관련해 방송을 통해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 반응은 냉랭하다. 논란에 기름을 들이부은 셈이 돼버렸다.
‘유퀴즈’는 지난 27일 방송에서 말미에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일지’라며 제작진 입장을 담은 글을 자막으로 내보냈다.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며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꺽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프로그램 진행자 유재석·조세호)과 함께한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를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고 써 여운을 남겼다.
‘유퀴즈’는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방송 이후에도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전 경기자사의 출연 요청은 거절했다는 정치권 주장으로 후폭풍에 휩싸였다.
급기야 ‘국민MC’로 불려온 유재석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쏟아지는 악플에 유재석의 소속사 안테나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사과도 없는 제작진의 입장을 두고 시청자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1만5400여건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시청자들은 “말장난”, “사과는 없고 입장만 있다”, “제작진이 망친 꽃밭”,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힘내세요”라는 응원글을 남기기도 했다.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퀴즈’가 시청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