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맏형인 농심이 미국 2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 업체 1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농심은 지난달 29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새로 지은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고 2일 밝혔다. 연간 3억5000만 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농심은 미국에서 총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됐다.
농심 미국 제2공장은 약 2만6800㎡(8,100평)의 규모에 용기면 2개와 봉지면 1개 라인으로 구성됐다.제2공장에서만 3억 5000만개, 제1공장까지 합치면 연간 라면생산량은 8억 5000만개가 된다. 제2공장의 생산라인은 모두 고속라인으로 농심은 이곳에서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농심은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멕시코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준공식에서 일본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신동원 회장은 “농심은 1971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을 시작했고, 2005년 제1공장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며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NO.1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제2공장으로 또 하나의 심장을 갖춘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3.3%로 일본 토요스이산(49.0%)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9%로 농심과 5%p(포인트) 이상의 점유율 차이로 뒤쳐져 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농심은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농심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3억 9500만달러를 기록했고 2025년까지 8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제2공장 가동으로 공급에 탄력을 얻는다면 수년 내 1위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미국에 힘을 주는 라면 업체는 농심 뿐만 인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글로벌 흥행을 거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불닭볶음면이 등장하며 이슈가 되면서 해외 사업이 한층 탄력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2019년 2687억 원이던 면스낵 해외 매출은 2020년 3606억 원, 지난해 3857억 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면스낵 매출 비중은 2019년 52%에서 지난해 62%로 뛰었다. 이 가운데 불닭볶음면의 매출 비중은 85%에 달한다.
올해도 공격적인 해외 사업이 기대된다. 삼양식품은 작년 8월 미국 법인에 이어 11월에는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2019년 중국 유베이와 총판 계약을 맺고 오프라인 판매처를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현지 이커머스 핀둬둬와 샤오홍슈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망도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밀양 신공장도 가동해 높아진 해외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12억 개던 연간 라면 생산능력은 18억 개로 1.5배 높아지게 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 공장은 수출 전용 공장으로 현재 시운행 중”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가동으로 중국을 비롯해 미국, 동남아 시장과 함께 중동 사업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글로벌 라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사업 위주였던 오뚜기는 2018년 베트남 라면 공장을 운영해 베트남과 홍콩, 대만 및 중국 수출에 나서면서 최근 해외 사업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는 팔도도 특히 러시아 용기면의 60%를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