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금 개혁, 새 정부는 제대로 확실히 해야 한다

입력 2022-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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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특수직역연금 등 연금제도 전반의 구조개혁을 추진키로 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로서 공론화를 통해 연금제도 전반의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다. 우선 연금의 보험료율 인상과 지급률·소득대체율 개편을 서두르고, 장기 과제로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의 통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손 놓았던 연금개혁이 이번에는 제대로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연금제도 개혁은 어제오늘의 과제가 아니다. 국민생활의 최후 안전판이 연금인데 재원 고갈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국민연금이 2055년 고갈된다. 2088년 누적 적자가 무려 1경7000조 원으로 급증한다. 출산율이 계속 낮아져 연금이 더 빨리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금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지금 우리 연금제도는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다. 국민연금부터 문제다. 정부가 내놓은 장기재정전망에서도 국민연금이 2041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6년 적립금이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인구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를 감안한 추산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저출산·고령화를 감안해 전망한 적자전환 시기는 더 빠르다.

1990년대 출생아부터 국민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경고도 나와 있다. 있을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이지만, 그만큼 연금제도 개혁의 시급성이 부각된다. 연금기금을 운용한 수익으로 쌓은 적립금이 바닥을 드러내면, 걷은 돈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사실상 연금 기능의 상실이고 결국 연금 부도상태에 빠진다.

연금개혁이 발등의 불인데 정부는 계속 미뤘다. 문재인 정부도 연금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소득대체율을 45%에서 40%로 낮추고, 보험료율을 9%에서 15%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은 이후 연금제도 개혁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

정부가 책임을 방기(放棄)하면서 허송세월하는 사이 연금 부도의 시곗바늘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연금제도의 개혁은 ‘더 내고 덜 받는 방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 보험료를 내는 국민들은 억울하겠지만, 다음 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필수 과제다. 계속 재정으로 메우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문제도 합리적 해결 방도가 나와야 한다.

더 이상 미래 세대에 빚 폭탄을 안기는 연금개혁을 미뤄서는 안 된다. 돈을 더 걷고, 주는 돈을 줄이는 개혁을 좋아할 국민은 물론 없다. 그럼에도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고, 연금 받을 사람은 계속 늘어나는데 보험료를 내는 인구는 줄어든다. 미봉책으로 감당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 빨리 결단하고, 개혁에 흔들림 없이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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