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유소년 축구선수, 유서에 이름 남겨…“죽어서도 저주”

입력 2022-05-03 09:34 수정 2022-05-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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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FC 홈페이지에 올라온 추모 글. 출처=김포FC 홈페이지 캡처
▲김포FC 홈페이지에 올라온 추모 글. 출처=김포FC 홈페이지 캡처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의 유소년팀(U-18) 소속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유족은 괴롭힘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했다.

2일 김포FC는 홈페이지를 통해 “김포FC 유소년 축구 소속 정○○ 군이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 ○○이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과 우정, 축구를 향한 열정과 밝은 모습을 우리는 잊지 않겠다”며 소속 선수의 죽음을 알렸다.

그런데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내 아들 좀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지난달 27일 김포FC 유소년팀에 있던 아들이 축구부 숙소 4층에서 떨어져 숨진 것과 관련해 오랜 기간 동료, 코치들의 폭언과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들이 숨지고) 며칠 만에 아들의 카카오 계정을 열어보고 밤새 너무 무섭고, 화가 나고, 미안해서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코치들의 폭언과 몇몇 친구들의 모욕과 괴롭힘이 4개월간 지속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오랜 기간 간접 살인을 한 것”이라며 “아들은 저에게 몇 년간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서에는 단 한 번도 웃는 게 진심인 적이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 글에 따르면 정군이 남긴 유서에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름과 함께 “죽어서도 저주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이런 학생들은 진학도 못 해야 한다. 절대 받아줘도 안 된다”며 “이런 코치들은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올까 봐 무섭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이 살아있다면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는데, 우리 아들은 죽었다”며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이 성공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울분을 토했다.

해당 청원은 3일 오전 9시 기준 1만6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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