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값싼 에너지 시대는 갔다…영국 “1년에 1기씩 원전 건설”·한국과 협력도 모색

입력 2022-05-03 14:39 수정 2022-05-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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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러시아 금수 조치, 극복할 다른 방법 없어”
EU, 아프리카 대안 공급처로 삼고 계획 마련
영국, 원전 비중 2050년까지 25%로 확대 계획
“다수 차기 원전 건설 위해 한전과 초기 논의 중”

▲사진은 보리스 존슨(가운데)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하틀풀 원전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출처 보리스 존슨 트위터
▲사진은 보리스 존슨(가운데)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하틀풀 원전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출처 보리스 존슨 트위터

값싼 에너지 시대가 저물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대러 제재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각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원유 공급처를 찾아 나서거나 원자력발전에 다시 의존하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벡 독일 기후보호부 장관은 자국 기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렴한 에너지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하벡 장관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은 독일 소비자와 산업에 드는 비용을 영구적으로 높일 것”이라며 “이건 씁쓸하고 가혹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극복할 다른 방법은 없다”며 “독일 경제 전체가 분담해야 할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그간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에너지 수입 중단에 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날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까지 나서서 EU에 러시아 석유 금수 조치 시행을 촉구하는 등 최근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현재 EU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엔 연말까지 러시아 원유와 정제 제품 수입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EU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앙골라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아프리카에서 1000만 톤의 재생 수소를 수입해 러시아 가스를 대체하는 계획도 하고 있다.

이미 관련 문서 초안이 마련된 상태로, 이달 말 EU 집행위원회에서 채택할 예정이다. EU는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올해 3분의 2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영국은 원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틀풀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원전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상황에서 원전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원자력은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화석 연료를 끊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원전을 10년마다 한 번씩 건설하는 대신 1년에 1기씩 만들어 가정에 깨끗하고 안전하며 신뢰할만한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에도 원전을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청정에너지라고 극찬했다. 원전은 2020년 영국 전체 에너지 수요의 21% 비중을 차지했다. 2000년 9.4%에서 높아진 것이다. 당국은 2050년까지 이를 25%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프랑스는 이미 원전 수요 비중을 전체 70%까지 올린 상태이며, 독일은 원전 비중 재확대 대신 LNG 확보에 무게를 두는 등 유럽 국가들이 각자 대안을 찾고 있다.

한편 이날 영국과 한국이 다수의 차세대 원전 건설을 놓고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크와시 쿠르텡 영국 산업에너지부 장관이 한국전력공사 측과 만나 원전 투자를 논하고 있다”며 “관계자들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전 측은 “장관이 아니라 실장급 접촉이고 아직 논의가 초기 단계이지만, 우리도 발주 시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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