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린이·잼민이’ 어린이 비하 용어 싫어요

입력 2022-05-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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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2일 서울시청 앞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어린이들의 꿈이 서울의 미래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2일 서울시청 앞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어린이들의 꿈이 서울의 미래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어린이들이 각 분야에 미숙한 초보자를 어린이에 빗댄 용어에 거부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아동·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린이’(주식 투자 초보), ‘요린이’(요리 초보) 등 용어를 사용하는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 1위로 ‘어린이를 존중해주세요’(25.6%, 이하 중복 응답)가 뽑혔다.

이어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23.8%),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습니다’(23.0%) 등이 꼽혔다.

또 어린이를 빗댄 말 중 비하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하는 용어로는 ‘잼민이’(70.2%)가 가장 많이 꼽혔고, ‘급식충’(65.8%), ‘초딩’(51.0%)이 그 뒤를 이었다. ‘잼민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린이에 빗대 표현한 말이다.

더불어 ‘골린이’(골프 초보)와 ‘헬린이’(헬스 초보) 등 특정 단어에 ‘~린이’를 합성한 단어를 비하 용어로 인식하는 아동이 적지 않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 어린이의 사전적 의미를 ‘어린아이를 대접하거나 격식을 갖춰 이르는 말’로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어떤 분야의 초보자를 뜻하는 표현으로 ‘~린이’를 합성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조사에선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어린이 중 유독 철이 없고 막말하는 아이들이 있어 쓰이는 것 같다’(35.8%), ‘어린이를 미숙하고 부족한 존재로 보는 표현’(23.0%)가 꼽혔다.

또 어린이날은 앞두고 부모님과 선생님, 어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로는 ‘남들과 비교하지 말아 주세요’(25.0%), ‘어린이에게 어른들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22.8%), ‘우리는 부족한 것이 아니고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22.0%)가 뽑혔다.

재단 측은 “조사 결과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린이’를 미숙한 존재로 낮춰 보기 때문에 다양한 신조어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며 “우리 사회가 미숙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하는 단어 속에 아이들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의 소지는 없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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