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스톰]①외인, 4개월새 13조 팔아치워…‘셀코리아’ 가속 우려

입력 2022-05-05 13:15 수정 2022-05-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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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들어 4.4조 팔아 1위…‘LG엔솔’ 3조·‘네이버’ 1.4조 매도
금리인상發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리오프닝 수혜주로 대응” 의견도

▲자료출처=KB증권
▲자료출처=KB증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리 증시에 빨간 불이 켜졌다.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중국 봉쇄 등이 겹치면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 상승)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美 긴축으로 4개월 만에 13조 턴 외국인

‘셀 코리아’ 현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13조806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1월에 3조5600억 원을 매도한 외국인은 3월 4조5190억 원, 4월 6조1660억 원으로 매도를 늘렸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연초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4조482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3조10억 원), 네이버(1조4080억 원), 카카오(1조56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종목이다.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지난해 5월 8만3500원에 거래되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6만4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지난 1월 59만8000원을 기록했던 LG엔솔은 40만1500원으로 내려왔다. 네이버 역시 지난달 52주 신저가(27만7000원)를 썼고, 1년 전 17만3000원이었던 카카오도 8만9000원까지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300원에 근접해가고 있다. 대내외 경제 환경이 불안정해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원화 약세장으로 외국인이 우리 시장을 떠날 유인은 커지면서 우리 증시의 상승 모멘텀은 요원해지고 있다.

짙어진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

더 큰 문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하반기 경제 이슈 보고서’를 통해 “환율, 물가,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3고(高) 현상 지속으로 슬로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 현상)이나 스태그플레이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강력하지 못한 금리 인상은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끌고 갈 것이지만, 너무 강한 긴축도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끌고 갈 것”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투자자들이 자산 시장에 끼어 있는 버블의 붕괴를 결정할 때 더욱 그렇다”고 분석했다.

리오프닝 수혜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중순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겹쳐 그때가 좀 더 중요하다”며 “5월 FOMC를 기회로 매매는 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외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리오프닝 소비가 가장 확실한 팩터가 될 것”이라며 “5, 6월 경제 지표를 확인하고 주가 지수 방향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플레이션 지표를 제외하고는 소비, 산업 등 주요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후부터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소비, 산업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4월 중 한동안 장단기금리 차 역전으로 논란이 된 인플레이션발 경기 둔화 혹은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 가능성을 축소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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