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에 나선 후보 4곳 모두 쌍용차 측에 정식 인수제안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4개 기업(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앨비엔티)의 쌍용차 예비실사를 전날 종료했다. 예비실사는 지난달 19일부터 2주간 진행됐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이달 11일까지 인수 금액과 사업계획 등이 담긴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받는다. 이후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조건부 계약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인수 후보 4곳 모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감사의견거절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일부 후보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4곳 모두 인수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쌍용차 인수금액이 4000억~6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G그룹은 2019년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잡았던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선다. KG그룹은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어서 자본력에서 다른 후보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선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쌍방울그룹은 KB증권이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참여 계획을 철회했지만,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모펀드 파빌리온PE는 지난해 전기차업체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렸었다. 이번에는 금융기관, 자동차 관련 기업과 손을 잡고 쌍용차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이앨비엔티도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자로 선정된 인수 후보의 자금 증빙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달 말에는 조건부 투자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후 쌍용차는 6월 중 다시 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 예정자를 선정한다. 본입찰에서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인수 후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될 수 있다.
다만 쌍용차의 상장 폐지 여부가 쌍용차 매각의 새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가 상장 폐지될 경우 인수자의 외부자금 유치가 어려워지는 만큼 매각 절차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쌍용차가 개선 기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상공위)를 개최해 이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