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또 악재" … 국내증시 '투자시계' 제로

입력 2009-03-06 08:45 수정 2009-03-0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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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모두 불확실..증시 하락 압력 재차 높아져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을 반영하며 국내증시가 안갯 속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금융시장 불안 우려를 증폭시키는 대외 악재가 연일 터져나오면서 투자시계가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제로 상태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중국발 호재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코스피지수는 재차 반등 탄력이 줄어든 모습이고 중국 정부는 기대했던 대규모 부양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원자바오 총리는 1조위안 가량의 적자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8% 성장을 달성하겠다고만 밝혔을 뿐이고 이에 아시아 증시는 화답하지 않은 채 혼조 양상을 보였다.

유럽도 경기부양책이 계속됐다. 영란은행은(BOE)은 기준금리를 기존 1%에서 0.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미국에 이어 사실상 제로금리 수순을 밟게 됐고 양적완화안을 채택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평가 속에 유럽증시는 밤사이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미국증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경기부양 발표 무산에 따른 실망 매물과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 주요 금융사 신용등급 하향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제히 급락 마감했고 다우지수는 6600선마저 붕괴됐다.

특히, 금융회사 씨티그룹에 이어 초우량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던 제너럴일렉트릭(GE)마저 투자자들의 신뢰상실로 주가가 곤두박질하고 신용등급 강등 상황에 처함에 따라 사실상 시장 불안은 재차 확대됐다.

증권업게는 글로벌 증시가 충분히 하락할 만큼 하락한 이후 나온 호재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고 이 와중에 계속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중국과 유럽이 취한 조치는 경기 부양 그 이상의 수준을 기대한 투자자들로부터 실망을 안겨줬다는 평가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보다 더 크고 다양한 대책이 나와주기를 원하는 상황이지만 최근의 발표 역시 기존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작년말 미국이 보여준 마지막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보여온 정부정책의 신뢰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이 공고히 다져질 경우 글로벌 증시뿐 아니라 국내증시도 마찬가지로 부진한 지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국내증시도 잠시 중국으로 쏠렸던 시각을 다시 미국과 유럽내 불안 요인들에 대한 점검으로 돌려야 하고 여전히 불안하다는 인식이 가시지 않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최근 흐름은 환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현재 환율 추이는 기술적 부담이 크지 않아 정부의 대응이 없을 경우 심리적 지지선인 1600원선을 중심으로 주식시장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변 연구원은 "결국 원달러 환율이 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하고 단기적으로 수출주와 환율 상승에 영향을 덜 받는 경기방어 종목인 통신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기 및 금융 불확실성에 따라 높은 변동성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을 벗어날 수 없다면 철저히 실적과 가격 메리트를 고려한 단기 접근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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