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반려동물 시장 뛰어든 제약바이오기업, 왜죠?

입력 2022-05-06 15:38 수정 2022-05-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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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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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인이 최근 크게 늘면서, 연관 산업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현재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수의 29.7%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죠. 반려인도 1448만 명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관련 산업도 성장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월 ‘반려동물 전주기 산업화기술개발’ 사업 발표에서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 사회·환경 변화로 2017년 2조3000억 원에서 2027년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반려동물에 지출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1월 발표한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가구 평균 양육 마릿수는 반려견 1.19마리, 반려묘 1.46마리입니다. 전체 반려동물 평균 양육 마릿수는 2.83마리였습니다. 지출은 병원비를 포함 월평균 반려견 14.97만 원, 반려묘 12.57만 원고, 이 중 평균 병원비는 반려견 4.25만 원, 반려묘 4.15만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출처=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
(출처=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반려가구가 매월 고정 지출하는 양육비는 평균 14만 원이었습니다. 월평균 기준 반려견 가구 13만 원, 반려묘 가구 10만 원, 반려견과 반려묘 둘 다 기르는 가구 25만 원었습니다. 분양비부터 사료·간식·병원비 등 지출 분야도 다양합니다.

반려동물 양육비용 중 사료비 비중은 33.4%로 가장 높았고, 간식비 17.8%, 미용·위생 등 일용품 구입비 11.1%, 미용비 10.0% 순이었습니다. 비중이 큰 사료의 경우 구매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영양 성분’(54.6%)과 ‘반려동물의 기호’(42.8%), ‘가격’(27.6%) 순이었습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치료용 동물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유산균 등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동물의약품을 직접 개발·생산하거나 유산균, 영양제 등을 출시하는 회사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물병원과 협력을 맺고 반려동물 건강진단과 혈액검사 등 건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엔티파마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 츄어블정 (사진제공=지엔티파마)
▲지엔티파마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 츄어블정 (사진제공=지엔티파마)
대표적인 회사는 유한양행입니다. 지난 3월 제출된 유한양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AHC(Animal Health Care) 부문 매출은 353억 원이었습니다. 대표 제품 ‘제다큐어’(성분 크리스데살라진)는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 동물의약품으로 지난해 5월 출시됐죠. 유한양행은 이를 계기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펫푸드 시장에 참전하며 토탈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했습니다. 윌로펫 사료 프로젝트는 유한양행과 SB바이오팜이 반려동물 산업에서의 발전을 위한 전략적 협력의 첫 성과물입니다. 최근 SB바이오팜과 ‘유한벳’이라는 동물병원 전용 처방사료, 의약품, 의약외품 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유한양행은 동물의약품 신약개발에도 나섭니다. 지난 3월 VIP동물의료센터와 협약을 맺고 제다큐어 심화 연구 진행을 통한 장기 안전성 확보, 웨비나·심포지엄 등 제품 설명회 운영, 마케팅 및 판촉 자문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9월 치아지지조직질환과 치은염에 효능·효과가 있는 동물의약품 ‘캐니돌정’을 출시했습니다. 동국제약은 “캐니돌정은 생약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추출물이 함유돼 잇몸 겉과 속에 한 번에 작용하고,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반려견의 잇몸병 치료 및 예방에 효과적인 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국제약_캐니비타_올인원_덴탈츄 (사진제공=동국제약)
▲동국제약_캐니비타_올인원_덴탈츄 (사진제공=동국제약)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과 유산균 제품도 빼놓을 수 없죠. 동국제약은 비엠스마일과 공동으로 올해 2월 반려견 구강건강과 영양관리를 위한 ‘캐니비타 올인원 덴탈츄’를 출시했습니다.

종근당바이오는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LABIVET)’을 통해 기능별 유산균 4종을 선보였습니다. 회사 측은 “라비벳은 ‘라비-인생(Lavie)’과 ‘벳-수의사(Veterinarian)’에서 유래한 단어”라며 “장 건강은 물론 피부 및 관절, 구강, 비뇨기 건강까지 케어 가능한 파우더 타입의 기능성 유산균으로, 반려동물과 한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반려인의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합니다.

2019년 출시된 ‘라비벳 장 건강&피부 유산균’은 반려동물&인체 임상시험을 통해 피부 발적, 가려움증 및 특정 염증인자(케모카인)를 감소시켜 피부염 증상 감소에 도움을 주는 제품입니다. 이어 2020년 ‘라비벳 장 건강&관절 유산균’, 지난해 ‘라비벳 장 건강&구강 유산균’을 출시했고, 올해 1월 반려동물 요로건강에 도움을 주는 ‘라비벳 장 건강&비뇨기 유산균’을 내놨습니다.

일동제약은 올해 2월 반려동물 장 건강용 프로바이오틱스 ‘일동펫 비오비타 시리즈’ 2종과 반려동물의 관절건강을 위한 ‘일동펫 더 정직한 보스웰리아’ 등 3종을 출시하고 펫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일동펫 비오비타 시리즈’는 강아지용과 고양이용으로 나뉘며, 유산균, 소화균, 낙산균 등 총 12종의 유익균을 비롯해 프리바이오틱스 및 포스트바이오틱스, 식이섬유, 효모, 비타민 B1·B2·C, 아연, 초유 분말 등 반려동물의 장 건강과 면역을 고려한 원료들이 함유돼 있다고 합니다.

지씨셀(GC Cell)도 반려동물 사업에 적극적입니다. 지난해 11월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 합병 이전부터 각각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했죠. 지난해 3월 GC녹십자랩셀은 동물 진단검사 전문회사 ‘그린벳’(Green Vet)을 설립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지난해 8월 그린벳은 마미닥터와 반려동물용 펫푸드 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고 반려동물용 식품 연구개발, 제조 및 유통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또한 그린벳은 지난해 11월 KH메디칼과 반려동물 대상 진단검사 연구·개발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에는 건국대학교 부속동물병원 ‘KU동물암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반려동물 암 진단과 치료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외에 광동제약은 반려견 면역력과 건강을 위한 프리미엄 영양제 브랜드 ‘견옥고’를 지난달 출시했고, 대웅은 지난해 8월 반려동물 의약품·의료서비스 진출을 위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성공사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회사의 경우 시장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고, 또 다른 회사는 진단 시장에서 실패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의약품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진입 장벽은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동물용 의약품과 영양제 등 제약기업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로 승부하고 있지만 기존 의약품 시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초기 유통망 구축과 영업·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존 반려동물 관련 기업들과 협력을 맺거나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가 양육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반려동물이 아플 때 대처가 힘들다’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다’로 동일하게 1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10세 이상의 노령견 양육 시 가장 필요한 물품(복수응답) 영양제가 49.6%로 1위였고, 처방 사료가 37.4%로 뒤를 이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앞으로 반려동물 의약품과 유산균, 영양제, 건강식(펫푸드) 시장은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반려동물 시장 진출 전 충분한 사업성 검토와 차별화된 전략, 유통망 확보 등은 필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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