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 건설공사 차질 속출…철콘·레미콘업계 잇따라 공사 중단

입력 2022-05-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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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상하라” 건설현장, 또 셧다운 위기
부산·경남 레미콘 노조, 9일부터 총파업 돌입

▲원자재 대란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또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수도권의 한 공사현장. (이동욱 기자 toto@)
▲원자재 대란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또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수도권의 한 공사현장. (이동욱 기자 toto@)
원자재 대란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또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골조 업계에 이어 레미콘 업계에서 셧다운(작업 중단)을 예고하면서 공사 현장이 멈춰설 위기에 처했다.

8일 부산·울산·경남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 소속 56개 회원사는 6일부터 일제히 셧다운에 돌입했다. 연합회 소속 업체를 비롯해 비회원사 업체가 맡는 공사 현장까지 합치면 200여 곳에 달한다.

정태진 부울경 철·콘연합회 대표는 “원청사에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물가 인상률 반영을 요구했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해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며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계약 변경이나 정산을 호소했는데 대부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아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울경 철·콘연합회는 9일 사업장별로 상황을 보고 셧다운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골조 공사는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핵심 공정으로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기간 지연이 불가피하다.

골조업체와 건설사의 갈등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철물, 각재 및 합판 등의 자재비가 50%가량 오르고, 인건비 역시 10~30%가량 올라 하도급 대금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는 공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게 철·콘연합회의 주장이다.

공사비 증액 갈등이 심화하면서 셧다운을 시행했다가, 협의가 이뤄지면 파업을 취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앞서 철·콘연합회는 3월 전국 20여 개 건설현장에 대한 인력 투입을 중단했으나 건설사들이 개별 사업장별로 증액 관련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셧다운 사태는 일단락됐다.

서울·경기·인천 철·콘연합회 역시 11일 대표자 회의에서 셧다운 등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경인 철·콘연합회마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전체 공사 총량의 70%가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골조 업계에 이어 레미콘 업계에서도 셧다운을 예고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건설기계지부는 9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사측인 부산·경남 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였으나 운송료 인상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운송료 35% 인상(1만7300원)을 요구했지만, 협의회 측은 14%(70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재 운송료는 5만 원이다. 2년 전 사측과 임단협 불발로 노조가 2주가량 총파업을 했을 당시 지역 내 8000여 곳의 건설 현장이 멈춰 선 바 있다.

하도급 대금 증액을 놓고 줄다리기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소 건설사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들은 직접 협약을 맺고 연간 수급량을 조절하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유통가격으로 구매해야 해 부담이 더욱 크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원자재 가격 때문에 더는 버틸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중간 유통업체들이 원자재를 쌓아두고 공급하지 않아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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