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에도 떠오르는 원자재… 원자재 펀드 가격·수익률↑

입력 2022-05-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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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유 수요 공급 추이
▲글로벌 원유 수요 공급 추이
올 들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들은 입맛이 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 공포 속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확대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하고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원자재·천연자원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물가 상승 움직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요인 등으로 수급에 타격을 받으면서 원자재 몸값이 비싸진 결과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WTI) 원유선물에 투자하는 KODEX(코덱스)WTI 원유선물(H) ETF 가격은 올해 들어 66% 이상 상승했다. 이날 종가 기준 KODEX(코덱스)WTI 원유선물(H) ETF 가격은 올해 초(1만1865원)에 비해 6135원 오른 1만8000원을 기록했다.

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51달러(1.4%) 상승한 배럴당 109.77달러에 마감했다.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100달러를 넘기고 있다. 지난달 6일 기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6.23달러였다. 한달 새 14.07%가 오른 셈이다.

우크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점이 가장 큰 불안 요소다. 러시아는 글로벌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며, 유럽은 지리적 이점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40%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글로벌 원유의 약 12%를 생산하는 러시아는 유럽의 제재에 맞서 아시아 등지로 원유와 원자재 등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철강과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와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KODEX(코덱스)미국S&P에너지 ETF, KB자산운용의 KBSTAR팔라듐선물 ETF도 각각 66%, 87% 오름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로 사용되는 팔라듐의 가격은 환경규제 강화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25개 해외원자재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99%로 집계됐다. 테마형 가운데는 농산물 펀드가 19.50%에 달했다. 이는 대체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천연자원 펀드와 원자재(주식)도 각각 12.49%, 9.33%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11%, -11.28%로 저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국제원자재 가격과 관련한 인플레이션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국제원자재시장 수급여건 점검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제원자재가격이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세와 탄소중립 강화 기조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좀처럼 해소되기 힘든 만큼 높은 원자재가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가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따라 구리, 아연, 니켈 등 산업금속 중장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관련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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