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도 못산다”...치솟는 물가·공급망 혼란에 미 서민경제 잇단 경고음

입력 2022-05-09 15:39 수정 2022-05-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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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품절률 현재 40% 육박
임금 상승폭 뛰어넘는 물가에 가계부채 급증...전년비 14%↑
병원, 의료보험 수가 인상 요구

▲미국 미네소타주 맨카토의 한 마트에 분유 재고가 보인다. 맨카토/AP뉴시스
▲미국 미네소타주 맨카토의 한 마트에 분유 재고가 보인다. 맨카토/AP뉴시스
최근 미국 서민경제를 지탱하는 서비스와 제품군에서 잇단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전역에서 분유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임금 상승 여파에 근로자들의 의료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새 분유가 미국 전역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셈블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8%였던 미국 전역의 분유 품절률은 같은 해 11월 이후 급등해 올해 4월 초 31%를 기록했다. 이후 더 높아져 현재 품절률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아이오와, 사우스다코타, 노스다코타, 미주리, 텍사스, 테네시 등 6개 주에서는 지난달 말 일주일 동안 분유 절반 이상이 완전히 동나는 사태가 발생했고, 현재는 미국 50개 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에 월그린과 CVS 등 소매업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전국 매장에서 고객 1명당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분유를 3통으로 제한했다. 분유 부족 사태 원인으로는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악화가 꼽히고 있다. 여기에 분유업체 애보트가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킨 3개 브랜드 분유를 대거 리콜하면서 공급 부족 문제를 키웠다.

벤 라이히 데이터셈블리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혼란, 역사적 인플레이션, 일부 제품의 리콜 사태가 겹치면서 분유 품귀 현상이 더욱 악화했다”면서 “전례 없는 변동성을 감안할 때 우리는 분유가 계속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제품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애가 탈 노릇이다. 분유 구매가 어려워지자 아쉬운 대로 캔이나 병으로 된 이유식 등을 확보하거나 캐나다나 멕시코 등 이웃 국가로 원정을 가는 부모, 소셜미디어로 분유 나눔을 요청하는 부모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가계부채는 급속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소비자 부채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금액상으로는 524억 달러(약 69조 원) 늘어났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단위 %.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단위 %.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높은 임금 상승에도 인플레이션율이 이를 앞서면서 가계 소득을 잠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미국 평균 시급은 5.5% 올랐지만,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5% 올라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한 신용카드 관련 부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진행하면서 신용카드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더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렌딩트리의 매트 슐츠 신용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인의 모든 종류의 부채는 앞으로 몇 달간 점점 더 큰 이자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간호사 임금 상승으로 근로자들의 의료 비용 부담도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병원 체인인 HCA헬스케어와 유니버설헬스서비스 등은 간호사 임금 상승에 따라 최대 15%의 의료보험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 관련 비영리 단체인 앨타럼에 따르면 병원들은 매년 통상 4∼6%의 수가 인상을 요구하지만, 실제 인상률은 평균 3% 정도였다. 의료수가가 오르면 고용주와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의료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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